1.
Where your talents and the needs of the world cross, there lies your vocation.
- Aristotle
2.
Without self-confidence, we are as babies in the cradles.
- Virginia Woolf
3.
갈 길을 잃었다는 생각만 든다.
2013. 4. 24.
2013. 4. 14.
1.
3천원에 모자까지 사은품으로 주시면 제가 사겠습니다,
라고 댓글을 달려다 (모르는 분이 올린거라) 부끄러워 그만 둠.
에헤에헤
2.
커피 안 마신지 꽤 됐다. 한 반 년 넘었나?
커피는 술 담배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호식품인데
체질이 변했는지 카페인에 민감해졌다. 세게 타면 세 모금만 마셔도 잠을 못 자.
그래서 차로 갈아탔다. 처음엔 얼그레이로, 그 다음은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로, 이젠 다즐링. 녹차도 좋고 오미자도 좋고 국화차도, 자스민도 좋다.
요즘 집에서 마시는 얼그레이는 꽃향과 복숭아 향이 풍성하다. 원래 얼그레이가 무슨 향이어야하는진 모르겠지만, 스타벅스에서 파는 라벤더 얼그레이는 진짜 최악의 조합인듯. 찬흠이랑 갔던데서 마신 웨딩은 맛있었는데.
향은 짙을 수록 좋고, 맛은 옅을 수록 좋다.
음, 허브랑 과일 섞은 꽃차는 그래서 좀 별로야.
3.
카메라를 한참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더랬었다.
서랍장 위 예쁘게 올려진 카메라 4대를 쳐다보면 찍사 소리 듣는 것도 재미났던 시절.
카메라는 역시 아날로그지, 하며 황학동 풍물시장을 뒤져 1kg이나 되는 필름카메라를 사들고
숙대 앞 필름 전문점에 발품 팔아가며 사진을 찍으러 다니던 시절이 있었더랬었다.
바로 찍고 "못나다" 지우는 디지털 사진들과는 달리 필름은 오래 걸린다.
찍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 36방 (덤으로 두 세장 더 나오기도 하지만)을 가득
원하는 사진으로 채우기가 오래 걸린다.
뷰파인더로 보는 세상은 맨눈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르고
구름이 바람에 흘러 그 프레임 안에 예쁘게 자리 잡고 셔터를 찰칵-, 누르기까지
앉았다 섰다, 몸을 좌로 우로, 조리개를 열었다 조였다,
많이 움직이고 돌려보고,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모아진 일상의 기록들은 보통 반 년이 걸려 스무 장 남짓의 사진으로 돌아온다.
반 년 전 나는 무엇을 소중히 여겼던가,
반 년 전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던가,
반 년 동안 나는 무엇을 잊고 살았던가.
후음, 기다릴줄 알아야 하는데...
나의 필카는 Pentax K1000 :)
3천원에 모자까지 사은품으로 주시면 제가 사겠습니다,
라고 댓글을 달려다 (모르는 분이 올린거라) 부끄러워 그만 둠.
에헤에헤
2.
커피 안 마신지 꽤 됐다. 한 반 년 넘었나?
커피는 술 담배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호식품인데
체질이 변했는지 카페인에 민감해졌다. 세게 타면 세 모금만 마셔도 잠을 못 자.
그래서 차로 갈아탔다. 처음엔 얼그레이로, 그 다음은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로, 이젠 다즐링. 녹차도 좋고 오미자도 좋고 국화차도, 자스민도 좋다.
요즘 집에서 마시는 얼그레이는 꽃향과 복숭아 향이 풍성하다. 원래 얼그레이가 무슨 향이어야하는진 모르겠지만, 스타벅스에서 파는 라벤더 얼그레이는 진짜 최악의 조합인듯. 찬흠이랑 갔던데서 마신 웨딩은 맛있었는데.
향은 짙을 수록 좋고, 맛은 옅을 수록 좋다.
음, 허브랑 과일 섞은 꽃차는 그래서 좀 별로야.
3.
카메라를 한참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더랬었다.
서랍장 위 예쁘게 올려진 카메라 4대를 쳐다보면 찍사 소리 듣는 것도 재미났던 시절.
카메라는 역시 아날로그지, 하며 황학동 풍물시장을 뒤져 1kg이나 되는 필름카메라를 사들고
숙대 앞 필름 전문점에 발품 팔아가며 사진을 찍으러 다니던 시절이 있었더랬었다.
바로 찍고 "못나다" 지우는 디지털 사진들과는 달리 필름은 오래 걸린다.
찍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 36방 (덤으로 두 세장 더 나오기도 하지만)을 가득
원하는 사진으로 채우기가 오래 걸린다.
뷰파인더로 보는 세상은 맨눈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르고
구름이 바람에 흘러 그 프레임 안에 예쁘게 자리 잡고 셔터를 찰칵-, 누르기까지
앉았다 섰다, 몸을 좌로 우로, 조리개를 열었다 조였다,
많이 움직이고 돌려보고,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모아진 일상의 기록들은 보통 반 년이 걸려 스무 장 남짓의 사진으로 돌아온다.
반 년 전 나는 무엇을 소중히 여겼던가,
반 년 전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던가,
반 년 동안 나는 무엇을 잊고 살았던가.
후음, 기다릴줄 알아야 하는데...
나의 필카는 Pentax K1000 :)
2013. 4. 11.
2013. 4. 9.
1.
잠시 어두워져도 불안해 하지마.
그대로 있어도 돼.
잠시 어두워져도 불안해 하지마.
그대로 있어도 돼.
2.
Getty Center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학교 미술시간에 덜컹거리는 낡은 스쿨버스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려 한 번,
학교 미술시간에 덜컹거리는 낡은 스쿨버스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려 한 번,
그리고 무어파크에서 뛰쳐나와 얼바인에 살 적에 한 번,
그렇게 두 번 갔었다.
그렇게 두 번 갔었다.
한국에 있을 땐 심심하면 들락거렸던 곳이 미술관이었는데
그 시골에 사는 동안은 영화 한 번 보기가 힘들었다.
그 시골에 사는 동안은 영화 한 번 보기가 힘들었다.
무어팤이 얼마나 시골이었냐면 한국에서 온 책이라도 한 권 살라 치면 차로 한 시간 반을 달려야했는데 혀지는 그런 나를 보고 충청도로 책 사러 가느냐 농담도 했었다.
어쨋거나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고 쿠션도 다 꺼져 10분만 앉아 있어도 피곤한 스쿨버스를 타고
한 눈에 LA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 미술관에 갔다.
한 눈에 LA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 미술관에 갔다.
언덕 위까지 놀이공원 모노레일 같은 새하얀 트램을 타고 이동해야 했는데
새삼, 아 이게 미국이구나, 싶었다. 촌년같이.
새삼, 아 이게 미국이구나, 싶었다. 촌년같이.
언제 내가 널 또 볼 수 있을까, 입구부터 아쉬워 장난감 가게 유리창에 들러 붙은 아이처럼 트램 창문에 기대 나뭇잎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볕 한 조각까지 다 눈에 담았다.
아직도 기억난다. 그 거대한 코뿔소 유화.
오드리가 그렸고 이름은 클라라였다. 와펜도 받았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내 오래된 올림푸스 디카 스트랩에 꽂아두었다.
오드리가 그렸고 이름은 클라라였다. 와펜도 받았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내 오래된 올림푸스 디카 스트랩에 꽂아두었다.
딱히 아름다운 그림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화가도 아니었는데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었다 떠나고 꼬맹이들이 내 앞을 뛰어다녀도 세상이 멈춘 것처럼 그 그림 앞에서 한참을 서있었다.
그리고 가만 서서 울었다. 창피한데도 자꾸 눈물이 났다.
그리고 가만 서서 울었다. 창피한데도 자꾸 눈물이 났다.
아, 내가 이런 걸 참 좋아했지.
왜 잊고 있었지.
어떻게 잊고 살았지.
그리고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보기 좋은 배경을 얻는동안 나는 생각을 잃었고 빛을 잃었고 나를 잃었다.
그런데 그런 줄도 모르고 살았다.
세상의 조그마한 자극에도 폭발할 것만 같던 예전의 내가 그 자리에 서서 대신 울었다.
그런데 그런 줄도 모르고 살았다.
세상의 조그마한 자극에도 폭발할 것만 같던 예전의 내가 그 자리에 서서 대신 울었다.
누군가는 욕심이라 하고 무모한 계획이라 한대도 또다시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살지 말아야 한다고 굳게 결심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얼마 전, 다시 코뿔소를 보러 갔다.
속으로 조용히 "안녕, 안녕. 잘 지내, 코뿔소야. 안녕, 안녕." 그러면서 또 울었다.
속으로 조용히 "안녕, 안녕. 잘 지내, 코뿔소야. 안녕, 안녕." 그러면서 또 울었다.
3.
남들과 다른 길이라 해도
불안해 하지마.
1.
날 좋은 줄 알고 야자 바깥 구경 좀 시켜줄랬더니 비가 오네.
점심에 병원 다녀오길 잘했다.
별건 아니지만 그래도 축하받고 싶은 일이 있는데 누구보다도 한 사람의 축하가 받고 싶어 아무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꾹 참고 있다. 헤에-.
다 잘 되어 만나는 날 떳떳하게 설 수 있다면 좋겠다.
후에 이 이야기를 고백해도 될만큼 가까워지면 당신은 나에게 무어라고 답해줄까.
하하하, 짧고 크게 웃고 난 뒤 귀엽다고 머리를 쓸어주면 좋겠다.
나를 덜 알았을 때 좀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어도 지금은 재미있다며
나를 내려다보며 마음으로, 얼굴로, 몸짓으로 예뻐해주면 좋겠다. 기왕이면 애정.
아 근데 사실 다른 회사가 더 가고 싶다.
내일 면접도 있는데 오후에 전화로 못가겠다 말씀 드릴 참이다.
공사를 막론하고 연락없이 사라지는 건 인간의 예의가 아니다.
아닌 것에 자꾸 미련두면 안 된다.
간만에 신나는 마음으로 커버레터를 적는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silver lining을 본 것만 같다.
2.
"I opened up to you and you judged me. You judged me.
I 'was' a slut. I still can be slutty and dirty in a part, but I love that part of me, including other parts of me, too. Can you do that? Can you forgive yourself?"
6.
누가 보면 또 사랑꾼 나타났다 하겠네. 아, 그정돈 아닌데 사실.
날 좋은 줄 알고 야자 바깥 구경 좀 시켜줄랬더니 비가 오네.
점심에 병원 다녀오길 잘했다.
별건 아니지만 그래도 축하받고 싶은 일이 있는데 누구보다도 한 사람의 축하가 받고 싶어 아무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꾹 참고 있다. 헤에-.
다 잘 되어 만나는 날 떳떳하게 설 수 있다면 좋겠다.
후에 이 이야기를 고백해도 될만큼 가까워지면 당신은 나에게 무어라고 답해줄까.
하하하, 짧고 크게 웃고 난 뒤 귀엽다고 머리를 쓸어주면 좋겠다.
나를 덜 알았을 때 좀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어도 지금은 재미있다며
나를 내려다보며 마음으로, 얼굴로, 몸짓으로 예뻐해주면 좋겠다. 기왕이면 애정.
아 근데 사실 다른 회사가 더 가고 싶다.
내일 면접도 있는데 오후에 전화로 못가겠다 말씀 드릴 참이다.
공사를 막론하고 연락없이 사라지는 건 인간의 예의가 아니다.
아닌 것에 자꾸 미련두면 안 된다.
간만에 신나는 마음으로 커버레터를 적는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silver lining을 본 것만 같다.
2.
"I opened up to you and you judged me. You judged me.
I 'was' a slut. I still can be slutty and dirty in a part, but I love that part of me, including other parts of me, too. Can you do that? Can you forgive yourself?"
Silver Linings Playbook, 2012, David O. Russell
3.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듯이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나도 탈이 난다.
게다가 그게 나쁜 음식이었다면 몸은, 혹은 마음은, 더 빨리 더 많이 상한다.
그 때, 나는 탈이 나있었다.
면역력도 떨어져 있었고, 좋은 음식, 나쁜 음식 구분 하는 능력도 상실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랬다.
싫어서가 아니라, 먹고 탈이 나는 게 무서워서 입을 벌리지 못했다.
안을 보여주기 무서웠다.
게다가 그게 나쁜 음식이었다면 몸은, 혹은 마음은, 더 빨리 더 많이 상한다.
그 때, 나는 탈이 나있었다.
면역력도 떨어져 있었고, 좋은 음식, 나쁜 음식 구분 하는 능력도 상실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랬다.
싫어서가 아니라, 먹고 탈이 나는 게 무서워서 입을 벌리지 못했다.
안을 보여주기 무서웠다.
그런데 당신에게 내가 탈이 났다고, 사실은 이전엔 이런 것들을 먹었다고, 그래서 어디가 얼마나 아팠으며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물론 아무것도 안 먹고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배탈 났다고 어디 사람이 평생 금식하며 살 수 있느냐고, 원상복귀가 되면 나는 매우 반짝반짝 수다쟁이 팜므 파탈이라고,
그때 그렇게 설명했다면 당신은 그게 이해가 됐을까?
그때 그렇게 설명했다면 당신은 그게 이해가 됐을까?
4.
한 번 만남이나 대화로 내 오천육백삼가지 반사광을 다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를 좀 오래 두고, 자주 보여주고 싶은데,
내 '보여주고 싶은 욕구'와 당신의 '보고 싶은 욕구'가 상응하는 지 확신할 수 없지 않는가.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를 좀 오래 두고, 자주 보여주고 싶은데,
내 '보여주고 싶은 욕구'와 당신의 '보고 싶은 욕구'가 상응하는 지 확신할 수 없지 않는가.
나는 가까이에서 또 멀리서, 여름에 또 겨울에, 낮에 또 밤에,
볼 때마다 다른데 또 유기적인 인간이라
내 글, 잡담, 취미, 특기, 취향의 역사, 다 알고 나면 당신도 분명 나를 좋아할텐데,
나는 그 확신은 있는데,
내 글, 잡담, 취미, 특기, 취향의 역사, 다 알고 나면 당신도 분명 나를 좋아할텐데,
나는 그 확신은 있는데,
나는 여즉 묘사에 어리숙하고
요즘 사람들은 오램의 낭만을 잘 모른다.
요즘 사람들은 오램의 낭만을 잘 모른다.
5.
그래도 짧고 임팩트 있는 커버레터를 써 이마빡에 붙이고 들어가야지.
그 회사에도,
당신 머릿속에도.
6.
누가 보면 또 사랑꾼 나타났다 하겠네. 아, 그정돈 아닌데 사실.
2013. 4. 8.
A Lot like Love
그짓말 안 하고
여섯 번 봤다.
DVD도 없고 그냥 TV에서만.
케이블 채널에서 우연히 처음 봤고 미국에 있는 동안 그렇게 우연히 여섯 번 (사실 넘게) 본 것 같다.
소박한 영상, 가장 애쉬튼다운 애쉬튼, 그리고 말도 안 되게 소박한데 완벽한 음악.
어디선가 우연히 음악만 들어도
TV 스크린 앞에 넋을 놓고 앉아있던 나로 플래쉬백되어 그때의 감정이 그대로 살아난다.
형광팔찌를 톡, 하고 부러트리는 순간 희끄무레하던 젤 속에서 빛이 살아나는 것 처럼.
그냥, 그냥, 내가 너무 많이 좋아한다, 이 영화는.
너에게 꼭 한번은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사랑일까요?' 라는 촌스러운 번역제목을 달고 개봉했다. 하아-)
A Lot like Love, 2005, Nigel Cole
나에게 본 조비를 소개시켜준 장면.
그리고 Chicago 도 :)
naming
1.
He once told me that his favorite song was 'Thaw' by Curl up and Die.
Curl up and die. 'Great name,' I thought.
2.
빈칸 채우기라는 코러스팀의 이름이라던가
종목도 다르고 이유도 다르지만 49ers의 이름을 딴 것같은 윤석이네 야구팀 79ers라던가
(윤석이네 야구팀은 팀 창단 멤버가 모두 79년생이라 그렇다고...)
박찬욱, 박찬경 형제가 공동 감독 한 작품에 붙이는 Parking Chance (팕킹 찬s의 느낌)라던가
그런 이름들은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분명 작명 센스가 남다른 사람일 것이다.
나는 늘 이름이 예쁜 남자를 좋아했다.
이름이 예쁜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꼈다고 하는게 맞나?
예쁜 이름이란 건 이름 글자보다는
발음 소리가 입 안에서 예쁘게 구르다 입술 사이로 간지럽게 새어나오는 그런 이름이다.
소리가 예뻐 자꾸 자꾸 부르고 싶은 이름.
그렇게 계속 부르다 김춘수 시인의 말처럼 내 안에서 꽃으로 피는 이름.
3.
그 아이의 이름은 Kevin 이었다. Kevin Thrakulchavee.
아 나의 기억력이란!
He once told me that his favorite song was 'Thaw' by Curl up and Die.
Curl up and die. 'Great name,' I thought.
2.
빈칸 채우기라는 코러스팀의 이름이라던가
종목도 다르고 이유도 다르지만 49ers의 이름을 딴 것같은 윤석이네 야구팀 79ers라던가
(윤석이네 야구팀은 팀 창단 멤버가 모두 79년생이라 그렇다고...)
박찬욱, 박찬경 형제가 공동 감독 한 작품에 붙이는 Parking Chance (팕킹 찬s의 느낌)라던가
그런 이름들은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분명 작명 센스가 남다른 사람일 것이다.
나는 늘 이름이 예쁜 남자를 좋아했다.
이름이 예쁜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꼈다고 하는게 맞나?
예쁜 이름이란 건 이름 글자보다는
발음 소리가 입 안에서 예쁘게 구르다 입술 사이로 간지럽게 새어나오는 그런 이름이다.
소리가 예뻐 자꾸 자꾸 부르고 싶은 이름.
그렇게 계속 부르다 김춘수 시인의 말처럼 내 안에서 꽃으로 피는 이름.
3.
그 아이의 이름은 Kevin 이었다. Kevin Thrakulchavee.
아 나의 기억력이란!
2013. 4. 7.
Magazine
총알을 장전하는 탄창을 매거진이라 부른다.
흔히 말하는 잡지와 같은 단어.
첫 탄환인 커버에서부터 책장을 덮는 그 마지막 탄까지
글 한 단락, 화보의 소품 하나, 광고 한 페이지마저
독자의 뉴런과 영감에 명중해야 한다.
그러니 잡지를 우습게 보지 말라.
고로 나는
과월호를 한 시간 넘게 붙들고 있던 것도 모자라
카페 주인 커플에게 "저 죄송한데 바자
2월호 제가 사 갈 순 없을까요?"라고 물었고 감사하게도 바자 2011년 2월호를 2011년 12월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다.
무엇보다 톰 포드에게 한 발 크게 맞았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해보겠다.
2011.12.25
Yes, your Plato?
1.
We find ourselves from what we lose.
2.
You are my new black.
And, I am your new black.
3.
Yo I’ve seen this, one young guy walking down the street,
everything was done from his hair to his feet.
With some Chrome kicks, rough fancy jeans, LV bag, shirt was from Armani.
So, I ran up and I said, “W’sup?” introduced myself properly,
but he didn’t give a- what?
So confused, what did I do wrong?
Now where have all the cool guys gone?
Don’t care about your Gucci, Louis, Fendi, Prada
The things like that don’t make me want ya
I’m just looking for other things like a dope conversation with another being.
플라토닉 러브를 찾는 남자들은 도대체 어디에 다 모여있습니까?
We find ourselves from what we lose.
2.
You are my new black.
And, I am your new black.
3.
Yo I’ve seen this, one young guy walking down the street,
everything was done from his hair to his feet.
With some Chrome kicks, rough fancy jeans, LV bag, shirt was from Armani.
So, I ran up and I said, “W’sup?” introduced myself properly,
but he didn’t give a- what?
So confused, what did I do wrong?
Now where have all the cool guys gone?
Don’t care about your Gucci, Louis, Fendi, Prada
The things like that don’t make me want ya
I’m just looking for other things like a dope conversation with another being.
Cool Girls, Jeff Bernat, edited.
4.
2013. 4. 6.
2010년 설 얼마 앞두고 봤던 영화.
동거 중인 30대 커플이 출산을 앞두고
a place that we belong- '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히피 부부(우리의 레이첼, 매기 질렌할)때문에
나는 아직도 유모차를 끄는 엄마들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Honey, are we screw-ups?
-What do you mean?
-I mean, we are 34...
-33
-...we don't even have this basic stuff figured out.
-We are not screw-ups.
-We have a cardboard window.
Away we go, 2009, Sam Mendes
NY
뉴욕
단 한번 직접 만나 본 적도 없는 대상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1.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될 수록 답은 단순하다.
고3, 멀쩡히, 잘 다니던 학교를 관두고 미국행을 결심한 이유는 뉴욕때문이었다.
그저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가 분홍 투투를 입고 당당히 워킹하던 그 뉴욕 거리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섹스고 연애고 잘 알리 없던 여고생에게는 드라마 속 뉴욕이 바로 섹스고 사랑이고 환상이었다.
뉴욕에서 무얼 하고 싶다는 것보다 뉴욕이라면 무엇이든 하게 될 것이다,라는 순진한 동경.
(물리적 간격뿐 아니라) 무어파크와 맨하탄의 거리는 제주도와 서울의 거리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미국에 가서야 알았지만 어쨋거나 나는 늘 뉴욕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
2.
우습게도 미국에서 사는 동안 나는 뉴욕 땅 한번 밟지 못했다.
가장 멀리 나간 곳이 라스베가스니 말 다했지.
헌데 엄마는 두 번씩이나 다녀왔다.
내가 미국에 넘어가기 두 해 전이던가? 당시 매리랜드에 살던 삼촌은 엄마를 미국으로 초청하려고 했었다. 엄마는 서류처리 겸 관광겸 삼촌의 차를 타고 처음으로 뉴욕에 갔다. 하지만 일방통행 도로에 넘치는 차들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엄마와 숙모만 차에서 내려 서울관? 서울옥? 뭐 그런데서 육개장만 먹고 매리랜드로 돌아왔다고 했다.
나는 그것조차도 부러웠다.
3.
senior year,
다시 그림을 시작하겠다 마음 먹고 선생님 도움으로 포트폴리오 준비를 막 시작했을 때,
나는 마귀할멈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동부 대학들만 알아봤다.
유명한 예술대학들을 알아보고 물어보고 메일을 보내 상황을 설명하고 카달로그를 신청한 날에는 설레 잠도 오지 않았었다.
그리고 Rhode Island에서 두꺼운 책자 하나가 도착했다.
'내가 뭐라고 나같은 애한테 이렇게 또 직접 책자까지 보내주지'
감격하며 매일 밤 머리맡에 두고 지원서를 쓰다 말다, 사진 하나하나 손끝으로 훑다 잠이 들었었다.
여기선 뉴욕도 가깝겠지?
여기선 아메리칸 드림도 이루어지겠지?
얼바인의 가출소녀는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카달로그를 안고, 혹은 산산이 부서진 꿈을 안고,
홀로 남겨진 어두운 방, 카펫 위에 꿇어앉아 참 많이도 울었다.
다 까먹고 사는 줄 알았는데 또 그렁그렁 하네. 허 참. 허참 참참참.
4.
그러니까, 단 한번 만나지 못하고
남에게 이야기만 전해듣고, 사진으로 영상으로만 알고 지내던 대상과 사랑에 빠질 수 있냐는 말이다.
5.
내게 당신은 뉴욕이다.
for the time being.
단 한번 직접 만나 본 적도 없는 대상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1.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될 수록 답은 단순하다.
고3, 멀쩡히, 잘 다니던 학교를 관두고 미국행을 결심한 이유는 뉴욕때문이었다.
그저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가 분홍 투투를 입고 당당히 워킹하던 그 뉴욕 거리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섹스고 연애고 잘 알리 없던 여고생에게는 드라마 속 뉴욕이 바로 섹스고 사랑이고 환상이었다.
뉴욕에서 무얼 하고 싶다는 것보다 뉴욕이라면 무엇이든 하게 될 것이다,라는 순진한 동경.
(물리적 간격뿐 아니라) 무어파크와 맨하탄의 거리는 제주도와 서울의 거리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미국에 가서야 알았지만 어쨋거나 나는 늘 뉴욕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
2.
우습게도 미국에서 사는 동안 나는 뉴욕 땅 한번 밟지 못했다.
가장 멀리 나간 곳이 라스베가스니 말 다했지.
헌데 엄마는 두 번씩이나 다녀왔다.
내가 미국에 넘어가기 두 해 전이던가? 당시 매리랜드에 살던 삼촌은 엄마를 미국으로 초청하려고 했었다. 엄마는 서류처리 겸 관광겸 삼촌의 차를 타고 처음으로 뉴욕에 갔다. 하지만 일방통행 도로에 넘치는 차들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엄마와 숙모만 차에서 내려 서울관? 서울옥? 뭐 그런데서 육개장만 먹고 매리랜드로 돌아왔다고 했다.
나는 그것조차도 부러웠다.
3.
senior year,
다시 그림을 시작하겠다 마음 먹고 선생님 도움으로 포트폴리오 준비를 막 시작했을 때,
나는 마귀할멈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동부 대학들만 알아봤다.
유명한 예술대학들을 알아보고 물어보고 메일을 보내 상황을 설명하고 카달로그를 신청한 날에는 설레 잠도 오지 않았었다.
그리고 Rhode Island에서 두꺼운 책자 하나가 도착했다.
'내가 뭐라고 나같은 애한테 이렇게 또 직접 책자까지 보내주지'
감격하며 매일 밤 머리맡에 두고 지원서를 쓰다 말다, 사진 하나하나 손끝으로 훑다 잠이 들었었다.
여기선 뉴욕도 가깝겠지?
여기선 아메리칸 드림도 이루어지겠지?
얼바인의 가출소녀는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카달로그를 안고, 혹은 산산이 부서진 꿈을 안고,
홀로 남겨진 어두운 방, 카펫 위에 꿇어앉아 참 많이도 울었다.
다 까먹고 사는 줄 알았는데 또 그렁그렁 하네. 허 참. 허참 참참참.
4.
그러니까, 단 한번 만나지 못하고
남에게 이야기만 전해듣고, 사진으로 영상으로만 알고 지내던 대상과 사랑에 빠질 수 있냐는 말이다.
5.
내게 당신은 뉴욕이다.
for the time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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