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0. 10.

간난이의 여정

 



가난의 명세서가 나온 지 1년이 다 되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첫 책을 냈을 때처럼 어느 날에는 쓰기를 잘했다 싶다가, 어느 날에는 ADHD인게 너무 티날 정도로 두서 없이 우왕좌왕하는 글을 어떻게 남들에게 읽혔나 싶어서 머리를 쥐어뜯는다.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냈어야 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더 일찍 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거고, 내가 글을 조금 더 잘 쓰는 사람이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거다. 그래도 얼기설기 어떻게든 묶어 낸 덕에 조남주 작가 신작에서 인용되는 영광도 누리지 않았겠나. 다시 생각해도 내기를 잘 했다.


(나에게만은) 언제나 아쉬운 게 책이지만 두 번째 책을 내면서 작게 다짐했다. 내가 잘하는 것은 자기 고백이니 잘 하는 것이나 하자고.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다음 책에서 조금만 더 잘하지 뭐. 




 



1.

올해 들어 몸무게가 7kg나 늘었다. 원래 몸무게의 10%가 넘는 무게가 오로지 체지방으로만.

정줄놓고 먹은 시기라고 해봐야 고작 한 달 정도인데, 한 번 급증한 내장지방은 내 뱃속이 무슨 화수분이라도 되는지 무한증식하더니 어느 순간 7kg을 찍고 있었다.

약 18개월에 걸쳐 10kg가량을 감량했는데 7kg이 느는 건 반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억울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고 화가 났다. 어떻게 뺀 살인데 이걸 또 관리를 못해서 이렇게 지방만 늘리냐. 단 것 좀 작작 쳐먹었어야지. 그걸 못참냐, 이 병신같은 년아. 도대체 머리가 어떻게 됐길래 그동안의 노력을 이렇게 금방 헛수고로 만들어. 화가 치밀었다.



2.

일주일에도 두세 번, 체중계에 오른다. 변함없는 체지방 수치를 볼 때마다 울분이 누적되었다. 원인을 찾아야한다. 올초부터 내 생활습관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되짚어봤다. 회사에서 간식을 자주 주워먹었다. 매일 오후 2-3시쯤 되면 과자를 입에 물었다. -10점. 하지만 헤비한 저녁은 피하려고 노력했다. +5점. 편두통 예방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 편두통약과 충돌할 수 있다기에 식욕 감소 부작용이 있는 ADHD약 도스를 줄였다. -5점. 아, 설마 편두통약 부작용인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챗지피티를 열었다. 작년 11월 - 12월 경 편두통이 급격하게 잦아졌다. 날이 추워지면 종종 있는 일이었지만 주기가 너무 짧아져 일상생활에 큰 방해가 되었다. 블로그에서 여러번 말했지만 편두통이 찾아오면 그날 반나절은 모든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다. 그냥 기능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총으로 대갈통을 날려버리고 싶을 만큼(점잖은 표현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인내력이 전부 소모될 정도로) 두개골 내 압력과 통증이 가파르게 상승한다. 더는 뱉어낼 수분이 없을 때까지 구역질을 하고, 요즘은 그도 모자라 배탈 증상까지 추가되었다. 몸에서 더는 나올 것이 없는데 뭘 자꾸 내뱉으라고 뇌가 강요한다. 뇌의 명령에 순종하고 싶어도 내놓을 것이 없는데 통증은 줄어들 줄을 모른다. 어떤 병환이든, 환자를 보면 어디 푹신한 곳에 얼른 누우라고 자리를 봐주지 않나? 편두통 환자들은 그런 호의조차 누릴 수 없다. 보통 편두통은 혈류의 문제로 야기되는 통증이라고 보는데, 머리의 높이가 낮아지는 순간 피가 더 머리로 쏠리게 됨으로 어딘가에 기대 앉는 것이 그나마 최상의 자세다. 일어서는 것은 당연히 불가하지. 눈도 못 뜨고 몸에 힘도 못 주니까. 따스한 낮의 햇살도, 심신을 안정시키는 앰비언트 음악도 편두통 환자에게는 고통을 가중시키는 자극일 뿐이다. 음식 냄새도, 따뜻한 핫팩도, 구토를 유발한다. 그럼 편두통 환자에게는 무엇이 도움이 될까? 진통제 외엔 아무것도 없다. 나처럼 구토를 동반하는 편두통의 경우에는 응급약을 먹어도 죄다 토하기 때문에 병원으로 기어가 진통제 주사를 맞든 수액을 꽂든,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물 외에는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이런 편두통 주기를 늘리고, 가능한 예방할 수 있는 예방약이 있다. 나는 시베리움과 인데놀을 먹는다. 시베리움은 신경세포 안정화에 기여하고 인데놀은 혈압이나 심박수만 낮추고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베타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을 차단한다. 두 약물 다 뇌의 편두통 관련 신경 회로에도 영향을 줍니다. 식욕은 위장보다 뇌의 문제라고 믿는 나는 의심이 피어올랐다. 이 두 새끼들, 부작용이 뭐지? 

병원에선 약물을 처방해주며 부작용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 

나처럼 편두통이 극심한 케이스를 주변에서 잘 만나지 못해서 다들 편두통이 발생하면 어느 진료과를 찾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몇해 전까지만 해도 내과와 한의학 병원을 찾았다. 어느 곳에서는 단단하게 굳은 승모근과 일자목 때문이라고 했고, 어디에서는 소화불량으로 인한 두통이라고도 했다. 도수 치료를 받고 나면 나을 거라는 병원도 있었고, 편두통 전조 증상이 보일 때 미리 (전조 증상이 이미 나타난 시점을 "미리" 라고 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약을 먹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나를 달래는 병원도 있었다. 그러다 멜멜 작가님이 올리신 스토리를 보았다. 편두통으로 고생 끝에 편두통 전문 병원을 다녀오셨다는 후기였다. 예약이 쉽지 않았지만 편두통을 전문으로 다루는 진료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신경외과라는 병원이 있다는 것이다. 편두통을 앓은 지 15년 만의 일이었다. 

내가 무지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신경외과 개원의의 수가 많지 않다. 2026년 10월 10일 기준, 서울에 신경외과 전문 병원은 총 127곳이 있다. 내가 거주했던 성동구, 노원구, 광진구에는 각 다섯, 셋, 여섯 곳 (출처: HIRA 건강지도). 광진구에 개원한 치과가 100개가 넘는 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현저하게 적은 숫자다. 횡당보도를 기다리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가다 내 시야에 신경외과 간판이 들어올 리 없다.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공간에 내 병을 이해해줄 사람이 있으리라 상상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집 코앞에 있지 않은 이상 편두통이 시작되고 나서 신경외과를 찾아간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침대에서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헛구역질을 할 정도로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상태에서 어떻게 외출을 한단 말인가. 그럼 진료를 예약하고 병원에 방문할 때에는 컨디션을 어느정도 회복한 다음이다.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설명할 수가 없다. 편두통이란 게 이름처럼 머리 어느 한 구석이 죽을 듯 아픈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도 어쩜 저렇게 개떡같이 붙였는지. 그때가 되면 뇌혈관도 정상으로 돌아왔을 것이고, 혈관 확장으로 발생해 두통의 원인이 된다는 뇌 내 염증도 사라진 상태가 아니겠는가. 혈류 초음파를 찍고, 안진 검사를 하는 정도 말고는 내 고통의 원인을 꺼내 보여줄 방도가 없다. 그렇게해서 겨우 편두통이란 병은 현재로서 완치할 방도는 없고 치료 수단으로는 오로지 예방(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먹는)약과 사후 진통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예방약을 먹는다고 편두통이 100% 예방되는 것도 아니다. 경구약 외에도 예방 주사제가 있기는 한데 이 주사를 처방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 중 가장 기가 막힌 부분은 투여전 최소 6개월 간 한 달에 15회 이상 편두통을 겪어야 한다는 항목이다. 1년 중 3개월 이상 일상생활을 하지 말란 말이다. 그렇게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편두통이 뭔지 모르나. 이런 개같은. 내가 찾아간 신경외과 세 곳 모두 그래서 주사약을 처방해줄 수 없다고 했다. 비용이나 투여 조건을 생각하면 추천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래서 결국 경구약을 처방받았다. 처음 먹었던 약은 오히려 경미한 두통이 매일 지속되는 탓에 단약했고, 작년 말 마지막으로 찾아간 회사 근처 신경외과에서는 다른 약을 처방해주어 그 약을 6개월이 넘게 복용중이다. 

그 병원은 앞선 두 곳과 다르게 의사 본인 역시 환자였던 곳이었다. 요즘은 두통을 앓는 일이 없으신지 본인이 먹었던 약이나 병력에 대해서 길게 설명하지는 않으셨고, 본인도 편두통을 앓아봤기에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이해한다고 환자(나)를 위로했다. 그리고는 편두통 환자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목록을 읊어주었다. 심박수가 급상승하는 웨이트 리프팅이나 그 외 과격한 운동을 하지 말 것, 끼니를 거르지 말 것, 수면 시간을 줄이지 말 것, 머리는 차되 몸은 따뜻하게 할 것, 다이어트 약물을 먹지 말 것, 다이어트도 어지간해선 하지 말 것 등이었다. 약물이 신경을 안정시키고 심박을 낮추어 편두통이 발생하는 환경 자체를 최대한 막아줄 거라고 아주 친절하게 설명하셨다. 하지만 그 친절함 속에 약물 부작용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결국 나는 챗지피티를 켜 시베리움과 인데놀의 부작용을 약물 복용 10개월이 다 되어서야 검색했고, 대표 부작용으로 식욕 및 체중 증가가 있으며 복용 시 24%나 경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화는 간식을 개같이 쳐먹은 나에서 의사에게로 옮겨갔다. 다이어트도 못하게 할 거면 살이 찔 수 있으니 먹는 것을 조심하란 얘기도 같이 해주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 체중 증가가 저렇게나 흔한 부작용이면 당연히 처방 시 함께 안내하고 주의를 주어야 하는 거 아니냔 말이다. 왜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아서 내가 1년 반 넘게 고생해서 뺀 체중을 단 6개월만에 전부 되돌려놓느냐는 말이다. 이 개같은 병원아!!!!!!!!!




3.

어제 밤새 침대에 누워 이 현실을 곱씹었다. 그동안 간식 생각을 멈추지 못한 것도, 배가 부른데도 자꾸 먹게 된다고 정신과에 가서 한숨을 쉬었던 것도, 시베리움 때문이었구나. 이름부터 개같은 시베리움 때문이었어. 그리고 그 부작용에 대해 아무 안내도 하지 않은 그 의사때문이었어. 시발. 얘기라도 미리 해줬으면. 먹는 걸 조금이라도 더 조심했을 텐데, 먹을 것을 참지 못하는 내 주둥아리를 때려가며 자해하지 않았을 텐데. 



4.

그런데 나는 (또) 살이 쪘다는 사실에 왜 이토록 화가 날까.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렀다. 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는 의사는 평생 만나오지 않았는가?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었다. 약물이 어떻게 증상을 완화해주고 치료에 도움이 될 지 설명해주는 의사들은 많았지만 부작용을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의사는 거의 없었다.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예 없었나?

왜 애꿎은 신경외과에 화를 쏟아내려 했을까? 살이 찐 게 왜. 니가 쳐먹어서 찐 건데. 그리고 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체중이 는 것도 아니잖아. 왤케 몸무게 이슈에 초연해질 수가 없는 걸까. 이런 개같은 사고구조는 어떻게 바꿔야하는 걸까.




5.

요즘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있었다. 내 눈에도 내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여러가지였는데, 살이 쪄서 사진에 예쁘게 나오지 않는 것도, 작년 한창 건강한 몸무게일 때 입었던 바지가 더는 맞지 않는 것도, 가뜩이나 다낭성으로 살 빼기가 어려운데 그걸 잘 알면서도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실망감도, 그나마 살을 뺐을 때 남자친구라도 생겼던 거라는 잘못된 인과관계 성립도, 그래서 다시 그 몸무게로 내려가기 전까지는 (아주 오래) 연애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까지. 결국 살이 찌니 예뻐보이지 않고, 아끼는 옷들(날씬했을 때만 예뻣던 옷들)도 맞질 않고(그러니 더 안 예뻐보이고), 그로인해 남들 보기에 흉해보일까 근심하는 것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데 이 사고에서 벗어나질 못하겠다. (여기에 대해서는 적어야 할 이야기가 더 많지만 그것은 다른 포스팅에서 마저 하겠다)




6.

그래서 신경외과에서 말린 마운자로까지 (몰래) 맞기 시작했다. 마운자로 약값이 상당하지만 그걸로 빠르게 체지방을 줄일 수만 있다면 그냥 편두통 조금 겪고, 돈으로 몸매를 사고 말겠다.

뭐 다행히 마운자로가 두통을 악화시킨다는 임상결과는 없지만(오히려 두통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마운자로때문에 끼니를 거르면 체내 환경이 바뀌고, 컨디션이 빠르게 무너지거나 변화하면서 신경계를 자극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이겠지. 그리고 아직까지 주사로 인해 두통이 더 잦아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살은... 아직 지켜봐야함. 이제 2주차에 들어가서.




7.

6kg의 체중 증가를 이해하고, 그 과정을 역추적하는 데에도 이렇게 많은 질환을 떠올려야 했다. 편두통, 다내분비 대사 난소 증후군(aka 다낭성 난소 증후군), 우울증, 자해 행동까지. 몸이든 마음이든, 나의 현재를 설명하는 데에는 수많은 병명과 증상과 치료 방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효와 부작용이 필요하다. 지금의 나는 내가 겪어온 질환과 그 치료과정의 누적이 아닐까. 

징글징글하고 지긋지긋하네. 




8.

근데 그러니까 써야지.




2026. 4. 18.

thoughts in recent days

 



1.

what's the purpose of photography?

Where lies its sole idiosyncrasy as a artistic medium? Why does it have to be captured and expressed in pictures rather than drawing?

It might have to do with the fact that it can be reproduced and originality holds less meaning unlike other forms of art such as painting, dance, or writing. 

Its possibilities as an art form can be explored more in the process of how to present the image than the arrangement of objects within a frame. 



2.

Why would people want to have a baby? Is that a desire to have a mini-me of themselves, watch them grow and feel a sense of purpose? Or Is it an instinct to repeat the reproductive process and to populate the Earth? 

If I ever decide to have a baby, out of what would it be? Out of Compassion? Curiosity? Calling? I don’t know. I don’t even know if I am cut out to be a parent. I can’t even be a caregiver. I don't know what a family means, what role it's supposed to serve, how it functions.

What if everything turns out to be the way it is between my mom and I? What if they are extreme outliers and we end up bringing about the dangers or threats or ordeals let alone to brace ourselves from them.




3.

Can I really start an agency? I mean, what do I even know about being an intermediate? Should I get a job at one and learn on the job? Or just do it anyways?

I would probly need a lawyer specialized in IP and all, a content editor, a financial assistant, and an outside designer. Is this something I really wanna do? Like my dream? Or is this another fling?

Gosh, I have never pictured myself as a businessperson. Starting a business is what I really want to do right now? Or is it the idea of trying out a new thing that excites me? I think it’s more of the latter, no?




4.

문장 없이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이 없는 글. 침묵으로 쓰인 글. 침묵을 옮긴 글.





2026. 4. 11.

 



1.

남쟈칭구라는 존재는 역시나 바람처럼 사라짐.

내 곁에 머무는 존재는 친구들뿐임. 짧고 굵게 아팠던 인연들과 달리 이번 건은 아무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 싶음. Like a deep papercut.




2.

첫 책 나온지 벌써 반 년이 다 되었다. 믿기지가 않는다. 시간이 어디로 다 가버렸을까?

아직도 일주일에 한 두개씩 리뷰가 올라온다. 어떻게 아느냐고?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찾아보거든요!! 리뷰 보는 게 너무 재미있음. 화 내는 독자도 있고(!!) 비슷한 일을 겪은 독자들도 있어서 자꾸 자꾸 얘기가 듣고 싶어진다.

연달아 첫 책 개정판도 작업하고 있는데, 나는 글을 쓰는 과정보다 책을 만들고 판매하고, 독자들의 반응을 보는 이 생애주기를 도는 일이 더 재미있다. 글을 쓰는 시간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괴롭고 수치스럽고 욕지기가 치밀기 십상인데, 아름다운 표지 만들어주시는 디자이너 선생님, 원고를 잘 헹구고 개켜서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주시는 편집자님, 여기 저기 찔러넣어주시는 마케터 선생님 들. 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으쌰으쌰해서 "제품"을 만들어내고 팔고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는 게 정말 즐겁다.

이런 기회를 연달아 얻었다니. 늘 감사해야지.



2-2.

특히나 이번엔 마리님 표지를 받게 되었다. 너무 감사하고 기대되고 어쩔 줄을 모르겠는 이 기분.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해주신 나비님께도 너무 감사.




3.

내가 지금 이렇게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모다?

원고를 써야하는 데 그걸 안 하고 딴짓 중이다...




2025. 12. 27.

북토크 후기

 



오랜만에 북토크를 함.

처음으로 내 독자 중에 남성 어르신도 계신다는 것을 현장에서 알게 됨.

너무 감사했고, 더 친절하게 책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반성을 함.

교희씨가 찾아와주셔서 그것도 너무 감동이었고, 또 눈물파티함.

북토크는 언제 해도 넘 신선한 자극이 된다. 환기도 되고, 열심히도 하고 싶어지고.


그리고 응애가 델러와줘서 그것도 너무 좋았음.

나 남쟈칭구가 일터(?)에 와주는 거 첨 해봣단 말임.

그리고 응애도 책 읽었대서 조금 부끄러웠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생각은 무섭지 않은데, 좋아하는 사람이 나의 가장 초라한 시간을 읽는다는 것은 많이 불안하고 무섭더라.

하지만 책 덕분에 응애와 한껏 가까워진 느낌은 나만의 기분인가...


다시 북토크로 돌아가서, 은아님도 오랜만에 보고, 독자분들도 얼굴 보고 이야기 들려드릴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는 이야기.

잊지 못할 간난이의 첫 북토크




사랑은 무엇일까

 



이응애 씨와 만난 지 이제 곧 한 달. (응애라는 애칭이 굉장히 불혹의 나이에 조금 조심스럽지만 이름을 쓰기는 또 좀 그래가지고 ㅋㅋㅋㅋ 응애라고 그냥 적을 수밖에...)

한 달이 언제 갔지 싶으면서도 한 달이라 가능한 것들에 불안해하고 설렌다.

응애는 사랑한다는 말도 눈길도 손짓도 아끼지 않아서 낯설고, 벅차고, 신기하고, 사실 조금 의심도 하는데, 응애의 마음에 대한 의심이라기보다 나를 왜, 어떻게 좋아할 수가 있지, 내가 정말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그런 자기 불신이 여전하다. 그런 마음이 들면 또 불안에 잠을 못 드는데, 다음 아침이면 아무일 없다는 듯 굿모닝 문자와 사랑을 전해오는 응애 덕분에 또 마음이 평온해진다.

너무 오랜만에 하는 연애라 같이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나 혼자 오버페이스가 되는 느낌이 든다. 응애야 내가 뭘 하자면 언제든 다 너무 좋다해주지만 정줄 놓고 있으면 내가 또 우다다 달려가고 있어서, 나를 잘 타이르고 얼르고 진정시키는 게 일이다.


응애에 대해선 적고픈 말이 많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2025. 11. 22.

신간이 나왔어요 ! [가난의 명세서]

 



저의 인스타를 모르시고 블로그만 기억을 더듬어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는 것을 압니다.

언젠가 그렇게 댓글을 남겨주셔서 ㅋㅋㅋㅋ


저의 신간이 나왔어요.

제목은 가난의 명세서.

돈, 정확하게는 돈 없음이 일으키는 파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정말 돈이 너무 없어서 살고 싶지 않았던 때에 쓰기 시작해서, 이제 등따신 돼지가 되어서야 마무리했습니다.


첫 책처럼 기적같은 관심이나 주문쇄도는 없지만요 조금씩 잘 나가고 있나봐요.

이미 중쇄도 찍었고, 언론에서 신간으로 소개되거나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어떤 상태에 속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가난을 부정하고 싶었을 때엔 정말 가난했던 것 같은데, 가난이었다고 인정하고 나니 지금은 또 뭔가 싶고요. 뭐가 되었든 회색지대에서,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고 위태롭게 금을 밟고 서 계신 분들을 위해 썼어요.

어떤 위안이 될 수 있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이 책은 그래요. (첫 책은 솔직히 많이만 팔고 싶었어)



그럼 많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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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북도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