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30.
2014. 10. 27.
2014. 10. 20.
사랑은 왜 불안한가: 하드 코어 로맨스와 에로티즘의 사회학
<사랑은 왜 아픈가>를 사러 간 거였는데,
아 역시 충격적으로 비싸서 추천해준 흠이에게 전화까지 했는데,
아무래도 그냥 오긴 아쉬워서 시리즈처럼 나온 <사랑은 왜 불안한가>를 사들고 나왔다.
(사실 <사라짐에 대하여> 사려고 서점만 다섯 군데 돌아다님)
그리고 레코드잇슈가서 책 펼치는데,
아, 다섯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필사까지 해가면서 책 읽은 거 정말 오랜만인듯.
그래서, 오늘은 아까 필사+필기 했던 것들 글자 그대로 올리고 굿나잇 ;)
p.32 "이해함"은 훨씬 혼란스럽고 복잡한 과정이다. 합리적 사고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이해함"을 위해 인간은 문화가 지닌 어떤 전형적인 틀을 필요로 한다.
p.40 "꺼내 쓰는 거래 efferent transaction" by 루이스 로젠블렛
'뭔가 꺼내다 쓸 것을 찾으려는 동기를 가진 행동'이 독서. 대다수의 독자는 교훈적 목적 없이 쓰인 소설문학을 읽으면서도 어떻게든 쓸모있는 실질적 충고나 특별한 지혜를 '끄집어내려' 한다.
상상이 즐겁고 신나는 일인 이유는 간단하다. ... 상상 놀음은 'A'이면서 동시에 'A가 아닌 것'을 함께 묶어내는 모순의 환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p.56 여성 섹스의 남성화를 강요/ 섹스와 사랑의 감정을 별개의 요소로 구별짓는 것이 '쿨한 것'으로, 남성성을 증명하여 남성의 세계에서 인정해주고, 그 대가로 여성 스스로 남성의 성적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도록 동의를 이끌어냄. 와!!! 샹
p.64 오로지 자율적 주체만이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리는 욕구의 대상이 곧 우리 의지의 대상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러러면 대상은 자율적 주체여야만 한다. 다시 말해 우리와 똑같은 자율적 의지와 욕구를 갖는 주체만이 욕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욕구와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타인의 자율성이다. 우리는 자율성을 자랑하는 사람을 욕구한다. "우리는 다른 이의 욕구를 욕구한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by 헤겔 ???
p. 51-52, 54
사회학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섹스는 침실이라는 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어딘지 모르게 죄책감에 물들어 있으면서도 지극한 쾌락을 맛보는 행위다. 반대로 사회학자에게 성과 섹스는 이를 중심으로 사회질서가 조직되는 일종의 축이다. 이 축은 사람들을 특별하면서도 계산 가능한 어떤 모델로 묶거나 갈라놓는다. 성과 섹스라는 문제는 사회학이라는 분과학문의 핵심 주제다. 섹스는 육안으로는 알아볼 수 없는 사회적 통제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섹스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사회와 문화의 구조를 육화하는 동시에 재생산한다. 섹스는 "누구와는 자도 되고 누구와는 자면 안 되는가?" 하는 물음의 답이기 때문이다. 지극한 쾌락을 맛보는 섹스와 생물적 번식은 무슨 상관을 가질까? 섹스에서 권력은 누가 누리는가?...성적 욕구는 개인의 주체성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누구는 섹스에 돈을 지불해야 하며, 누구는 아닌가? 한바탕 섹스를 벌일 마당은 어디가 적절한가? 부부의 침대? 유곽? 나이트클럽? 아니면 바쿠스 혹은 디오니소스를 섬기는 신비의 제단? 섹스는 도대체 도덕적으로 어떤 가치를 갖는가?(기독교 문화가 말하는것처럼 타락의 온상인가 아니면 프로이트 식 문화가 말하는 자아실현의 방편인가?) 아무튼 섹스는 단순히 벌거벗은 두 몸이 마주치는 것 그 이상이다. 심지어 어떤 것이 경계를 넘어가는 섹스인가 하는 문제조차 사회가 정의한다. ... 섹스는 언제나 사회적이다. 섹스가 '자유'에 따른 것일 때 사회성은 더욱 도드라진다. 내가 행사하는 자유는 상대의 자유를 함께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인의 자아에게 섹스의 두 번째 결정적 기능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소비를 요구함으로써 소비문화를 촉진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섹시'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운동하고 화장품과 옷에도 아낌없이 돈을 써야 한다. 연애 상대를 갈망하는 사람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바나 레스토랑 같은 유흥가를 기웃거려야 한다. 섹스행위 자체도 각종 보조수단의 소비와 맞물린다. 공개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몸을 과시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현대의 섹스는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찾아 쾌락적 행위에 몰입시키는 ...방법을 골라내는 능력의 각축장이다. 이런 경쟁에서 이길 수 있어야만 현대인의 자아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만족한다. '거봐, 나 참 잘났지!'
아오, 씨발!
2014. 10. 13.
다른 분 블로그 보고나니,
내 블로그는 엄청나게 불친절한 것 같다.
2.
내가 글 쓸 때 특징인 것 같은데,
"같은데/같다"와 조사 생략이 잦다.
영어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 말이 짧은 것 같기도 하고 (거봐 지금도!!)
그래서 좀 무미건조하기도 하고, 좋게 봐주는 사람들은 간단명료 하다고도 한다.
근데 사실, 쓸 수 있는 문체가 없어서 그렇다.
글을 잘 못쓰니까, 자기 의견에 자신이 없으니까, 그런 말투가 나오는 거다.
3.
스트레스를 받으면 글을 쓴다.
그 중간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특정 사건으로 인해 심난해지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잡념이 많아진다.
그 와중에도 잡념이 잡념으로 끝나는 게 아쉬워 자꾸 적게 되고, 적다보면 뭔가, 덜어내지는 기분이 든다.
적어 놓고 수 십 번 고치기도 한다. 한 일주일 즈음 뒤에 보곤 창피해서 지우기도 한다. 어떤 글은 3년 동안 우려먹기도 한다.
그 작업에 몰두하다보면 어느 샌가 시간이 가있다,
면 뻥.
시간 안 간다. 똑같다.
4.
인간이 자기 실수에서 무언갈 배울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그지?
나는 비슷한 실수를 계속 하는 데도 자꾸 까먹어.
그게 실수를 하고 나면 상처가 되고, 마음 아픈 게 견딜 수가 없어서, 그냥 그 실수 자체를 까먹어 버려서 그런 것 같아. 좋고 즐거웠던 것만 기억하니까, 왜 아팠는지, 뭘 잘못했던건지는 일부러 지워버리는 거지.
그래서 결국 또 이렇게 되었구나.
네 잘못만은 아니야. 네 잘못만이 아니니 너무 괘념치 마.
이렇게 된 건 결국 내 잘못이 크겠지. 니 마음이 보이는데도, 내 멋대로 날 뛴 내 잘못이 크겠지. 그래도 서운하긴 하다. 아무리 그래도, 나에게 말해줬어야.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해야 할 얘길, 나에게 하진 않고. 서운하다.
나는 네가 보고 싶을 거야. 사실 잘 모르겠어.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마음이 변해.
그냥, 가끔 안부 물어주라.
내가 묻긴 힘들 거 같은데, 그래도 네 안부는 알고 싶어.
그러니 가끔 안부 물어주라.
또 만날 것 처럼, 안녕.
2014. 10. 11.
1.
네 밑에 있으면,
네 귓바퀴와 두 볼을 쓰다듬으며 네 얼굴을 올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랑스러웠다.
너도,
지금 이 순간 나 아닌 어느 누구도 볼 수 없는,
나만 아는 그 순간의 얼굴.
헝클어진 앞머리부터
조금씩 깊고 좁아지는 미간의 주름,
힘이 풀린 눈동자,
살짝 벌어진 입술,
그 입술 사이로 번지는 미지근한 입김까지,
하나하나 뜯어보다 보면 사랑한다는 말을 참을 수가 없었다.
2.
너와 나만 아는 비밀이 생겼다는 건 너무 섹시한 일이지만
그 비밀이 우리만 알고 어느 누구도 몰라야하는 너와 나의 관계라는 건
서글퍼.
3.
짝사랑 할 때가 좋았다.
글도 술술, 눈물도 줄줄 잘 나왔다.
4.
취향이 없는 남자는 매력도 없다.
5.
이렇게 쓸모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다 보면 네 생각이 덜 나고, 네가 덜 미워질 줄 알았는데.
My Very First Central America!
와,
여러분, 드디어!!!!
출장 사진을 업로드 하네요.
물론 여러분이라고 부를만한 방문자가 있는 건 아닌데,
아 뭐 어때요.
개인 사정으로 캐나다를 경유하느라
토론토-엘 살바도르(이런 국가가 있는 것도 아시나요)-코스타리카-파나마-토론토
여정으로 약 12일간 출장 갔다 왔다.
내가 우리팀으로 들어오면서 사실 제일 기대했던(?)게 출장이었고,
어쩌다보니 남미국가 담당이 돼서 난생 처음 코스타리카와 파나마를 가게 되었다.
살면서 내가 남미를, 그것도 중남미를, 그것도 코스타리카와 파나마를 갈 일이 얼마나 되겠는가. 20시간 비행기를 타도 좋으니 가겠다 지원했다.
덕분에 필요없는 고생도 했지만, 나름 흥미로운 출장이었다.
스페인어가 미래구나, 그래도 여기서 살고 싶지는 않다, 라는 두 가지 상념에 사로잡혀 귀국.
호텔에서 혼자 자는 거 겁나 좋아하는데, 원 없이 잘 잤다.
호텔에서 세탁도 했다.
와. 호텔 세탁!!!
(그리고 팁을 주고 나가면 어메니티를 엄청 많이 넣어주고 간다... 선물인가?...)
가기 전에 육개장 충전.
비밀인데, 출장 간다고 디카 샀다. 아깝지 않은 27만원이었다.
비행기에서 책 읽는 건 역시 외국인들뿐. 난 이동수단 타고 뭐 보면 멀미하는데다, 출국날까지 밤새 야근해서 딥슬립.
엘살바도르 "국제" 공항. 안믿기지만 이게 공항 유일한 출입구. 거기에 남미 모든 국가로 이어지는 핵심 경유지. 심지어 가게라고는 서브웨이밖에 없고, 밤 11시 다 돼서 나왔는데 호텔 셔틀 타기 전에 "Senora, Taxi??" 하는 아저씨들한테 납치당할까봐 무서워서 죽을 것 같았다.
여기 로밍비 발신기준 1분에 3200원.
6시간 있다 출국이지만, 밥은 먹어야지. 엘살바도르에서 먹은 Tortilla soup. 첫끼 식사에서 바로 알 수 있었다. 본토 남미음식은 안 되것다. 진짜 소금국...
저기 바닥에 있는 아보카도만 건져 먹었다. 그리고, 중남미 음식은 어딜 가든 다 짜다!
여기는, 코스타리카 숙소 Marriot Courtyard. 아 정말 다시 가고 싶다. 조식도 훌륭하고, 수영장 두 곳은 심지어 수온도 달라서 저녁에도 수영 가능. 자쿠지도 있다. 혹시라도 코스타리카에 가시거든 꼭 Marriot을 가세요. 두 번 가세요.
왼쪽은 코스타리카 업체 프로젝트 매니저. 아들, 딸 하나씩 두고 있는 아빠인데, 미혼(결혼 경험 무). 나중에 알고 보니 나한테 관심 있었다고 해서 매우... 네. 집에 오고 싶었어요. 물론, 법대출신의 훌륭한 일꾼입니다.
오른쪽은 우리팀 친구 저스틴. 얄밉지만 착한 저스틴. 출장지에서 로맨스를 꽃피운 저스틴. ㅋㅋㅋ
코스타리카 전통 음식 Chifrijo. 사실 향신료 범벅인 음식이나 멕시칸 음식 좋아해서 남미 음식 기대했는데, 역시 호텔 음식이 젤 맛없다.
얘는 소금국 아니라 행복했다.
아름다웠던 수영장. 나는 물을 너무 좋아한다. 물에 몸만 담그고 있어도 행복하다. 어려서는 수영도 곧잘했는데, 이젠 물에 뜨기도 힘들더라. 운동하겠다고 브라톱까지 챙겼는데 운동화를 안 넣었다는. 대단한 운동을 할 것도 아니었지만 운동 하고 싶어서 눈물 났다...
파나마 숙소는 Intercontinental Miramar. 파나마 수도는 파나마시티인데, 남미의 홍콩이라고도 한다더라. 근데 뭔가 정 안 가는 도시. 우리 숙소는 심지어 파나마 대통령 residence와 같은 건물인데도 별로였음. 뷰만 훌륭. 게다가 어디든 그렇지 않은가, 도시 사람들은 깍쟁이라고. 서울도 뉴욕도. 여기도 마찬가지. 파나마 사람들이 가장 bitchy하기로 유명하단다. 사실... 코스타리카도 딱히... 남미에서 친절을 기대하긴 어려운 듯. 성격들도 급하고, 성미도 만만하지 않고, 근데 뒤끝은 없고. 일만 빨리 해주면 참 좋은 파트너인데. 진짜 이메일 확인만 잘해줘도 내가 원이 없겠네.
아, 그리고 파마나와 코스타리카의 특징: 교통법규 없음. 도시의 무법자 천지. 도로 중간에 있는 아일랜드를 차로 넘나들고 러시아워엔 중앙선은 가볍게 패스. 그리고 택시 미터기 없음... 부르는 게 값. 하지만 영수증은 끊어줌. 아, 사진을 못 찍었는데, Diablo 라고, 오래된 버스를 개조해서 낮에는 투어버스로, 밤에는 움직이는 클럽으로 쓰이는 버스가 있다. 술 한 잔에 1000원도 안 한다는데, 정말 내부는 지옥같다고 한다. 사람들로 버글거리고 움직일 수도 없고, 더럽고, 덥고, 멀미나고. 하지만 재미는 있어보이더라 ㅋㅋㅋ 길 위를 달리는 클럽이라.
역시, 사랑이 넘치는 정열의 나라야.
남미의 빈부격차란.
Casco Viejo 또 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호텔방 오션뷰.
이러고 토론토가서 내 사랑 사자를 잃어버릴뻔했다.
화수가 찾아와준 덕분에 이젠 화수네 집에 있겠지.
화수,
화수,
그래, 잘 지내거라 화수야.
내 사자를 잘 부탁해.
사자 보면서 내 생각 많이 하고.
연애 꼭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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