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0.

사랑은 왜 불안한가: 하드 코어 로맨스와 에로티즘의 사회학




<사랑은 왜 아픈가>를 사러 간 거였는데,
아 역시 충격적으로 비싸서 추천해준 흠이에게 전화까지 했는데,
아무래도 그냥 오긴 아쉬워서 시리즈처럼 나온 <사랑은 왜 불안한가>를 사들고 나왔다.

(사실 <사라짐에 대하여> 사려고 서점만 다섯 군데 돌아다님)

그리고 레코드잇슈가서 책 펼치는데,
아, 다섯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필사까지 해가면서 책 읽은 거 정말 오랜만인듯.

그래서, 오늘은 아까 필사+필기 했던 것들 글자 그대로 올리고 굿나잇 ;)



p.32 "이해함"은 훨씬 혼란스럽고 복잡한 과정이다. 합리적 사고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이해함"을 위해 인간은 문화가 지닌 어떤 전형적인 틀을 필요로 한다.

p.40 "꺼내 쓰는 거래 efferent transaction" by 루이스 로젠블렛
'뭔가 꺼내다 쓸 것을 찾으려는 동기를 가진 행동'이 독서. 대다수의 독자는 교훈적 목적 없이 쓰인 소설문학을 읽으면서도 어떻게든 쓸모있는 실질적 충고나 특별한 지혜를 '끄집어내려' 한다. 

상상이 즐겁고 신나는 일인 이유는 간단하다. ... 상상 놀음은 'A'이면서 동시에 'A가 아닌 것'을 함께 묶어내는 모순의 환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p.56 여성 섹스의 남성화를 강요/ 섹스와 사랑의 감정을 별개의 요소로 구별짓는 것이 '쿨한 것'으로, 남성성을 증명하여 남성의 세계에서 인정해주고, 그 대가로 여성 스스로 남성의 성적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도록 동의를 이끌어냄. 와!!! 샹

p.64 오로지 자율적 주체만이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리는 욕구의 대상이 곧 우리 의지의 대상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러러면 대상은 자율적 주체여야만 한다. 다시 말해 우리와 똑같은 자율적 의지와 욕구를 갖는 주체만이 욕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욕구와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타인의 자율성이다. 우리는 자율성을 자랑하는 사람을 욕구한다. "우리는 다른 이의 욕구를 욕구한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by 헤겔 ???

p. 51-52, 54
사회학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섹스는 침실이라는 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어딘지 모르게 죄책감에 물들어 있으면서도 지극한 쾌락을 맛보는 행위다. 반대로 사회학자에게 성과 섹스는 이를 중심으로 사회질서가 조직되는 일종의 축이다. 이 축은 사람들을 특별하면서도 계산 가능한 어떤 모델로 묶거나 갈라놓는다. 성과 섹스라는 문제는 사회학이라는 분과학문의 핵심 주제다. 섹스는 육안으로는 알아볼 수 없는 사회적 통제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섹스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사회와 문화의 구조를 육화하는 동시에 재생산한다. 섹스는 "누구와는 자도 되고 누구와는 자면 안 되는가?" 하는 물음의 답이기 때문이다. 지극한 쾌락을 맛보는 섹스와 생물적 번식은 무슨 상관을 가질까? 섹스에서 권력은 누가 누리는가?...성적 욕구는 개인의 주체성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누구는 섹스에 돈을 지불해야 하며, 누구는 아닌가? 한바탕 섹스를 벌일 마당은 어디가 적절한가? 부부의 침대? 유곽? 나이트클럽? 아니면 바쿠스 혹은 디오니소스를 섬기는 신비의 제단? 섹스는 도대체 도덕적으로 어떤 가치를 갖는가?(기독교 문화가 말하는것처럼 타락의 온상인가 아니면 프로이트 식 문화가 말하는 자아실현의 방편인가?) 아무튼 섹스는 단순히 벌거벗은 두 몸이 마주치는 것 그 이상이다. 심지어 어떤 것이 경계를 넘어가는 섹스인가 하는 문제조차 사회가 정의한다. ... 섹스는 언제나 사회적이다. 섹스가 '자유'에 따른 것일 때 사회성은 더욱 도드라진다. 내가 행사하는 자유는 상대의 자유를 함께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인의 자아에게 섹스의 두 번째 결정적 기능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소비를 요구함으로써 소비문화를 촉진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섹시'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운동하고 화장품과 옷에도 아낌없이 돈을 써야 한다. 연애 상대를 갈망하는 사람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바나 레스토랑 같은 유흥가를 기웃거려야 한다. 섹스행위 자체도 각종 보조수단의 소비와 맞물린다. 공개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몸을 과시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현대의 섹스는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찾아 쾌락적 행위에 몰입시키는 ...방법을 골라내는 능력의 각축장이다. 이런 경쟁에서 이길 수 있어야만 현대인의 자아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만족한다. '거봐, 나 참 잘났지!'

아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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