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23.

 


올해 초에 누굴 아주 짧게 만났다. 알 게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 애 집에 3박 4일을 눌러 앉아 있었는데, 내가 집으로 돌아가고 다음 날 문자로 그러더라.


우리 나연이 머리가 많이 빠지네, 하면서 청소하고 있어.



오늘 베개 먼지를 털다, 이불을 정리하다, 바닥을 쓸다, 그 문자가 생각났다.


우리 나연이 머리가 많이 빠지네.


바닥에 떨어진 내 머리칼을 줍던 네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그 방에 너를 혼자 남겨두고 나오던 날 내 마음이 더 시렸을까, 

혼자 남아 우리 나연이 머리가 많이 빠지네, 하며 씁쓸하게 웃었다던 네 마음이 더 시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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