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지난주네. 이번주라고 글을 시작하려 했더니.
지난주엔 별 게 참 많았다.
토요일 휴강으로 학교는 고작 나흘 나갔지만
화요일엔 사진도 찍히는 인터뷰를 했고, 수요일에는 서면 인터뷰를 했고,
목요일에는 1년도 더 전에 번역한 태용의 단편영화를 보러 서독제에 갔고,
금요일에는 북토크를 하느라 서른일곱 명 앞에서 주저리주저리 투머치 토커가 되었고,
토요일에는 동윤이 쇼케이스를 보았고, 일요일인 약 1시간 20분 전까지는 자연 씨 부탁으로 어라운드 서면 인터뷰? 비스무레한 것의 원고와 씨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내일 오전 11시 due인 과제를 한다.
중간에 조 선생님께 "저는 이제 몰까요" 했더니 "지금은 김작가님이죠" 했다.
맨날 뭘 물어보면 세상 별걸 다 묻는다는 듯 간결한 대답을 내놓는 사람.
나는 이렇게 직선적이고 단편적인 대답을 하는 재주가 없다.
그런 게 때로는 되게 필요한 데 말이지.
그래서 또 "저는 뭘 하고 싶은 걸까요" 했더니 "전업작가 하고 싶다더니" 했다.
가끔 약간 얄미울 정도로 '어, 맞네' 하는 대답을 내놓는데, 아니 대답 자판기냐구.
근데 전업작가는 못 될 거 같다. 오늘 어라운드 답변지 쓰다가 정말 눈물이 다 날 뻔했다. 나는 도대체 왜 이리 정돈된 글을 못 쓰는가. 번역때도 들은 피드백인데, 간결하게 축약하여 핵심만 말하기를 왜 이리 못하느냔 말이지.
방학 동안 가능하면 글쓰기 수업을 들어야겠다. 정말 속상해서 아주 그냥 눈물이 다 날 지경이야.
-
책 리뷰를 안 보려고 노력하는데, 오늘 네이버 리뷰를 보다가 "자기 SNS에나 올려놔야 할 얘기를 책이랍시고" 라는 글을 봤다.
제가... 들어가는 말에도 제 SNS에 있던 글을 모아서 정리한 것이라고 적어놓았는데... 어... 움...
하긴, 그게 책 소개에는 안 적혀 있던가?
그래도 리뷰 1000개 중에 그거 하나 아주 약한 수준(?)의 부정적 반응이면 성공했찌 모.
-
올해는 내 글이 싫고 원망스럽고 한심해서 죽겠는 날이 너무 많았다.
너무 많았다고 비교하는 것도 불가능 할 정도로 대부분의 날에, 싫었다.
요따위로밖에 못 써서 도대체 어쩌자고 책을 낸 거니, 싶어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지만
책을 낸 사람이 그러면 못쓰니까.
어뜩하지. 학교 다시 다녀야 하나.
-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스물일곱? 여섯? 이후로도 매해 새로운 친구를 제법 사귀었는데, 올해는 진짜 무슨, 아니, 누굴 만나기는 했니?
따로 만나 밥 먹고 차 마시고 술 마신 사람만 생각해 보니 진선이와 윤모쓰 정도려나?
아아 슬아 동윤이도 밥 먹고 술 마신 건 1월 1일이니까, 그래 슬윤도. 그러고보니 수아 언니도 3월에 왔다 갔구나. 그게 다네. 아니, 그래도 뭐 알차게 만날 사람은 다 만났네.
아쉬운 게 있다면 독립출판물 작가들하고 교류를 못한 것...
30대 김나연은 20대 김나연과는 아주 딴판이어서 이젠 누구한테든 먼저 사부작 거리기를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리기도 했고, 학교에서도 친구를 못 만드는 마당에 뭐. 할 말 다 했지 모..
내년에는 또 어찌 되려나.
-
사실 요즘 그 고민? 염려? 불안? 기대?로 맘이 갈팡질팡이다.
이제 여기서부터 어떻게 되는 건가. 어디로 가는 건가. 어디로 가야하나.
윤모즈는 이미 충분히 열심히 하시니 자책 그만 하라는데 ㅠ
근데 뭐 올해 초에 내가 올해 이렇게 책에 매여 살 줄 알았나 모.
내가 막 시사지 인터뷰에 나가고 그럴 줄 알았느냐구.
근데 이렇게 나를, 막, 구름 위까지 띄워놨는데, 이 요망한 책이,
내가 어뜨케 응, 기대가 안 되느냐구.
근데 뭐가 또 딱 정해진 것도 없구 나는 내년이면 이제 통대 졸업 준비생인데.
아오 걱정해서 뭐하냐. 공부나 해라, 이 인간아.
기말 때 진짜 어쩌려고 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