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18.





나는 사람 많은 장소를 잘 못 견딘다.
그게 언제부터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숨이 막히고 진이 빠진다.
기가 쇠해져서 그런 건가?

여튼, 그래서 콘서트나 파티 같은 행사는 (속으로는 흥에 겨울 지언정) 내 돈 내고,
혹은 초대 받더라도,
거의 가지 않는다.
좋아하는 해외 뮤지션이 내한해도 별 감흥은 없다.
아, 오는구나. 아, 가는구나.

주말에 책방 오혜에 다녀왔다.
그것도 공연을 보러 (!)
나름 큰 결심이었는데, 좌석이 딱 15개라길래 냅다 예약했다.
안 그래도 한 번 가야지, 했던 서점이기도 했고 (입고처 중에 사장님들이 먼저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신 곳들이 몇 군데 있는데, 그런 데는 아무래도 기억에 오래 남는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신승은 님 공연이라기에 '읍!' 하고 결제했지.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런 소규모 공연은 좀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결심을 안고 돌아왔다.
열 분 남짓 모인 공간에서 서로 통성명을 하고, 시를 읊고, 좋아하는 시를 읽어드리고,
책 쓸 때 방실이의 서울 탱고 빼고 그 다음으로 많이 들었던 노래를 1m 앞에서 듣고,
눈물이 차오르는 걸 꾸역꾸역 참으면서 박수 치고, 핫챠, 추임새 넣고,

재미있더라고.
크으.

오장동 함흥냉면을 좋아하시는 나연 씨, 를 어필하고 왔다.
아, 책도 드렸다. 책 내서 좋은 것 중에 하나는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만나서 수줍게 뭐라도 내밀 수 있다는 점.

승은 님 다음 공연에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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