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도 적었지만 이상하게 인스타에는 못난 얘길 못 적겠다.
그말인즉슨, 지금껏 내가 여기 적은 얘기 대부분은 남 앞에서 잘 못 한 못난 얘기란 거다.
어제 쓴 글을 읽고 또 읽으면서 그 결론에 도달했다.
아, 나 되게 치졸하다.
치졸해서 잘났단 것도 좋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나한테도 굉장히 치졸한 면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는 거지.
치졸한 소리를 계속 하느라 일을 제대로 못했다.
일 해야 해, 언리밋 다녀와야 해, 결혼식장 가야 해,
이런 생각을 하느라 사실 울 틈도 없었다.
계속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난다. 눈물이 나려다가도 일상이 치고 들어온다.
일상에 밀려서 우는 일이 자꾸 사치가 된다.
그냥 좀 이기적으로 계속 미웠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그것도 오래는 못하겠지.
하지만 솔직히 내가 '벌 받을'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회하는 것도 없다. 뻔뻔한 소리 같겠지만 so be it.
어제 그래도 짬 내서 언리밋에 들렸다. 가서 임소라 작가의 책을 두 권 사왔다. 사실 그거 사려고 한 시간 걸려서 갔는데 예식 시간 때문에 15분만에 나왔다.
하나는 봉이 오빠 선물 주고, 하나는 내가 읽을 거다. 임소라 작가는 특유의 만연체가 있는데, 이상하게 집중하고 후루룩 읽게 된다. 만연체 싫어하는데, 희한해. 임소라 작가 글 속 화자는 눈치보고, 당황하고, 스스로 의심하는 게 꼭 나같아서 재밌다. 나같아서 좋다니, 얼마나 나르시시스트 같은 이야기인가.
일이 밀려서 오늘 언리밋 다시 가긴 글른 것 같다.
이제 밥 먹고 새로 산 노트북 들고 일하러 나가야지.
돈을 벌려고 돈을 계속 쓴다. 이렇게 프롤레탈리아로 살다간 평생 1원도 못 모으고 죽겠지. 앞으로 족히 50년은 더 노동자로 살텐데 참내. ㅋㅋㅋㅋ 기가 막힐 노릇이군.
맘 같아선 다 그만 두고 싶다. 그게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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