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23.

통번역 대학원 준비 3 - 중대 면접날




오늘 이상하게 유난히 할 게 없어서,
면접날 후기를 적어봅니다. 
중대 특별전형과 외대 일반전형, 중대 일반전형 1차 (2차 면접은 안 갔습니당)를 보았으니 기억나는 건 다 적어볼게요.


중대는 작년에도 시험을 보았고 작년 특별전형 시험은 이랬습니다.

1) 한영 요약: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온 관리의 청렴도. 읽고 요약하여 말하기.
2) 영한 요약: 영어로 읽어주는 '권력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는가' 노트테이킹 후 요약하여 말하기.
3) 아이스브레이킹 같은 영영 질문: 갑질을 무어라 번역하겠는가, 갑질을 당해본 적이 있는가.
4) 한영 순차통역: 한글지문 주제는 기억이 안 나네요.
5) 영한 순차통역: 이 역시 주제는 기억이 안 납니다. 순차는 한 단락씩 끊어서 통역했고 전체 한영, 영한 모두 지문 길이가 다소 짧았습니다.

대체적으로 '한국적' 주제나 '우리말'에만 있는 단어를 중점적으로 물어보는 면접이었습니다. 저는 1)번 하면서 완전 망했네,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면접 진행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그럴 때가 있잖아요? 통역 주어 내뱉자 마자 '아 ㅅㅂ 망했다' 라는 생각이 들며 내 주둥아리를 멈출 수 없는 자신이 너무 싫을 때...

일반전형은 진심 1도 기억이 안 납니다.
작년 외대 시험 망치고 진심 멘탈이 하나도 남아있질 않아서 답안지에 1/3도 못 적고 나왔습니다. 진짜 놀랍고도 놀라운 상태였죠...



올해 중대 특별전형은 스터디 파트너와 함께 보았습니다. (그 분은 중대, 외대 최종 합격 하셨어요).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대기시간 내내 (9시부터 11시 반?까지 거의 3시간) 파트너와 입풀기로 통역 연습하고 넘나 잘 되길래 '오 올해는 가망이 있겠어!' 했죠.
약 50명 지원에 면접은 20명 남짓 봤습니다.
4인 1조로 면접을 진행했고 대기실에서 시험 주제를 미리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1도 도움이 안 됐습니다. 왜냐? 단어를 본다고 글의 방향을 알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통역 부스에 들어가서 녹음하며 시험 진행했습니다. 아마 시간을 아끼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4명이 통역부스에 들어가면 교수님께서 문제를 읽어주십니다.
말할 때 마다 마이크 틀고 통역하면 됩니다.

우선 입풀이로 자신에게 영향을 준 두 사람을 1분간 설명하세요! 가 나옵니다.
그럼 1분간 아무 말이나 우선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바로 시험입니다. 한영은 스마트시티포럼? 개회사였고 (정책브리핑 가면 전문 확인 가능합니다) 영한은 언론인의 안전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노트테이킹 가능하다고 하는데, 전 이게 문제였어요.
시험 길이를 모르니 일단 노트테이킹 해야겠다, 했는데 시험 지문은 굉장히 짧았고 노트테이킹 하느라 내용 이해를 못해서 통역은 엉망으로 나왔습니다.
특히나 개회사 같은 연설문은 1) 연습을 한 번도 안 했고 2) 한영 노트테이킹 해본 적도 없으면서 무슨 배짱인지 받아쓰기 하겠다고 했지만 3) 연습 안 한 거 하려다 실패 4) 통역이 거지같이 나왔습니다 ^^^^^^^^^^^^^^^

그 뒤로 일주일 내내 그 개회사 곱씹으면서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통역하고 다녔습니다.
졸라 짜증났음...

여하튼 그러고 나오면 단체면접입니다.
근데 중대는 서류와 입학 전 경력을 진짜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면접 오신 분들 대부분이 교포나 교포급 유학파였고요,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 언론사에 다니면서 시험 준비했다는 분들이었습니다.
석사를 이미 다른 전공에서 취득한 분도 있었고요.
후... 통대 들어가기 진짜 빡세다, 하면서 헛헛하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중대 특별전형은 제 생각에 매년 시험 형식이 바뀌는 것 같아요.
그리고 노트테이킹은 가능하다고 해도... 연습 안 하셨던 거라면 시험 땐 지양하시는 것이...

제가 1년 반, 시험 준비하며 느낀 건 딱 이건 것 같아요.
1) 안 하던 짓 하지 말자
2) 절실함은 잊지 말되 절박하게 굴진 말자
3) 잘난 척 하지 말자

연습 백 번 해야 한 번 나오는 게 내 통역이었는데, 갑자기 그날 슈퍼파워가 나올 확률은 진짜 거의 0.001%인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절박하면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겁을 먹는 것 같아요. 그럼 안 그래도 무서운 면접이 더 무서워지고 뇌가 얼어버립니다. 좀 '에휴, 야, 후기 대학원도 있어. 그거 보면 돼.' 하는 맘으로 면접장에 들어갑시다.
그리고 잘난 척은 '엇, 이 단어 이런 fancy한 jargon으로 articulate 해봐야지' 하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나중에 번역 수업이나... 스터디 발표 이런 거 할때나 하지 시험 때 모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이창용 원장님은 '한 방'이 있어야 한다고, '힘을 줘야하는 부분에서 관용적 표현을 하나 딱 넣어주면 좋다'고 하셨지만 막상 시험 때는, 흠, 못 그랬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좀 연습했으면 좋았을 걸 싶긴 해요. 그럼 아주 짧은 문장 하나 정도는 그럴 수 있었을 거 같아.


외대도 쓰고 싶은데, 갑자기 너무 졸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8시만 되면 졸립고, 10시부터 눕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대는 다음 시간에 하겠습니다.

그럼 마다네!




댓글 2개:

  1. 진짜 제가 면접장 가있는거 같네요 ㅠ 대단하세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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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 대단하긴요, 저보다 더 잘하고 더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쎄고 쎈 곳인걸요 뉴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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