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13.




내가 책 내면 사줄꺼야? 라고 물을 게 아니라
사고 싶은 책을 만들어야 할텐데!

꺄!


2.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라곤 윤경이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윤경이는 단짝친구(라고 말하면서 서로 츤데레 하기 바쁜 사이) 슬아씨와 함께 24와 1/2이라는 프로젝트를 운영해오고 있다. 윤경이가 이제 스물하고도 일곱이니 벌써 3년 전 일이네. 와, 쵬갱 늙은이.
여튼, 슬아씨는 일러스트레이터고 윤경이는 제작, 판매, 유통 등의 사업적(?)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매년 제작하는 달력은 매우, 음, 고퀄이다. 당연히 인기도 좋고.
(감성적이라고 쓰려다가 뭔가 이상한 표현같아서 단어를 재고해봄)

작년에는 하나 사서 욱이 부쳐주고 하나는 내가 썼다(고 적고 5월 이후로 달력을 넘기지 못했다고 읽는다).

그 이외에 엽서도 만들고 포스터도 찍고 해서, 일단 윤경이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3.
책자를 내려면 표지를 만들어야 한댔다.
"포토샵이나 일러 할 줄 알면 금방 만들어요" 

그러니까 나는 금방 못만들거라는 얘기 ^^

하지만 이 마저도 윤경이가 맛난거 사주면 자기가 해준댔다.
나는 인복이 많다. 그리고 조금 뻔뻔하다.



4.
윤경이가 성원애드피아라는 곳을 알려주었다.
간단한 포스터에서부터 브로셔, 책자까지 만들어주는 업체다.
이미지만 넣으면 바로 주문이 가능하고 3-4일 안에 제작이 완료된다.
나는 시집처럼 가볍고 작아서 어디에도 들고 다닐 수 있는 사이즈를 원했다.
스테이플로 고정해도 좋으니 작고 저렴해서 컵라면 뚜껑으로 올려두기 좋은 정도면 괜찮다고 했다.

윤경이가 책이 부담스러우면 접지는 어떻느냐고 했다.
한 면은 글을 싣고 뒷면에는 언니가 찍은 사진 같은 걸로 포스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럼 뒷면엔 내 사진을 넣자 ^^
고 했다가 크게 까였다. 그래서 일단 접지를 보고 있다.
너무 꼬깃꼬깃 주머니 속에 쪽지~ 같은 건 싫어서 4단병풍후반접지(이름 겁나 거창하다)를 생각하고 있다.

테마별로 엮어서 3가지 혹은 5가지 종류로 나누고 싶다.
그중에 한 권은 반드시 19금으로 낼 거다. 사실 요즘 청소년들의 성지식 수준을 생각하면 14금이어도 될 것 같긴 한데, 어쨋든 그 책자에는 블로그에서 조차 쓰지 못했던 걸 쓸거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4단병풍후반접지는 사이즈나 접는 형태는 맘에 드는데 글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6면 밖엔 되지 않는다. 아무리 테마별로 나누어 뽑는다고 해도, 너무 적지 않나 싶다.
사실 얼마나 많은 글을 넣을 것인지도 정하지 않았고, 그래서 실을만한 글을 선별하지도 않았다. 글을 아예 새로 쓸 것인지 내가 좋아했던 블로그 글들을 엮을 것인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아마 적절하게 섞을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 얇은 리플렛 형태를 해야 할텐데, 그건 그럼 포스터는 포기해야 한다.
근데 내가 뭐 얼마나 대단한 비주얼리스트라고 포스터까지?

그리고 앞, 뒤 표지 작업만 하는 것이 윤갬이에게도 덜 무리가 되지 않을까?

공부를 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그래도 나름 활력이 생길 것 같다.



5.
근데 30살 전에 신춘문예 단편 공모의 꿈은 어디로?... ^^^^^^^^^^^^^^



6.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내 글을 재미있어하(면서 동시에 일러를 잘 하)는 누군가와 함께 작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