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2.




나라고 왜 수치심을 모르겠는가.
니가 꿰뚫어 보지 못할 뿐.



2.
그의 속옷을 보고 더 만나도 될지 고민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불현듯 그가 생각날 때면 그의 속옷도 함께 떠올랐다. 한동안은 그보다 그의 속옷이 더 선명하고 또렷하게. 그리고 그 이미지 연쇄 작용은 마치 지금 내 눈앞에서 그날의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 마냥 너무 강렬하고 생생해서 내 두 눈은 초점을 잃었다.


그래서, 헤헤헤헤헿.



3.
비유의 외투는 말을 에로틱하게 만든다. 비유의 외투는 말을 갈망의 대상으로 고양시킨다. 감추어져 있다는 부정적 특성은 해석학을 에로티즘으로 만든다. 발견과 해독은 벗기는 쾌감을 일으킨다. 반면 정보는 적나라하다. 벌거벗은 말은 매력을 상실하고 평범해진다. 비밀의 해석학은... 설사 가상에 지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뭔가 깊이를 창출하는 문화적 기술이다.

<투명사회> 중,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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