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8.




이 글 적고 있는데 모후모후씨랑 어머니 얘길 하게 되었다.
mother nature라고 하잖나. 다 품는 존재. 어머니, 자연, 생의 근원.

최근에 집안에 일이 많았다.
생활 패턴이 변했고
동생이 변했고
가족원이 변했다.

엄마의 주말은 우리의 주말보다 화려하고
동생은 터지기 일보직전 폭탄같다.
그걸 무마시켜 보려고 꼬맹이가 투입되었다. 

다사다난한 사반세기였어서,

그래서 더욱이,
나는,
우리 엄마가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1.
가끔 엄마가 아이같아 보일 때가 있다. 내 말 실 없다 하시다가도 뒤돌아서 혼자 막 웃으실 때나, 주방에서 그릇 깨놓고 내가 잔소리 할까봐 몰래 그릇 치우실 때, 엄마 대신 동생 욕해주면 쌤통이라고 눈으로만 웃으실 때. 
엄마는 그 유명한 58년 개띠. 가혹하고 고단했던, 벌써 과반 세기. 세상에는 좋은 것들 만큼 못되고 나쁜 것들이 많은데 이제껏 힘들었던 엄마에게 또 힘든 일이 생기면 어쩌나, 불안하고 무섭다. 엄마를 지켜주고 싶어도 나는 엄마보다 강하지 못하니까 괜한 기우에 혼자 속상하다.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2013.04



2.

엄마랑 얘기하다 문득 엄마 눈을 보았더니 아이라인이 삐뚤빼뚤 엉망이었다. 
노안이 오고 거울이 잘 안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랬을텐데 내가 이제서야 본 것일 터. 
화가 났다. 엄마 화장이 못난 것도 화가 나고 엄마 눈이 침침해지는 것도 화가 나고 엄마에 비해 한참 어리고 무능하고 제 생각만 하는 나한테도 화가 났다.

언제부턴가 내가 나이를 먹는 것보다 엄마가 나이를 먹는 게 서럽다. 시간에게 자꾸 당신 모습을 빼앗기는 엄마를 보니, 슬프고 화가 난다.
빨리 돈 벌어 엄마가 그리도 바라시는 용돈 드려야지.

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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