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9.

 




1.

甜蜜蜜




2.

10/8에 파리로 떠난다. 나리네 집에 며칠 신세 졌다가 체첸과 시실리&베니스 비엔날레 여행을 갈 계획. 한 열흘 정도? 나머지는 코펜하겐. 근데 체첸도 코펜하겐 가기로 해서, 거기도 아마 같이 갈 듯?

1월에 알게 된 대만 친구를 10월이 되어 이탈리아에서 만나게 될 일인가?

너무 신기하고 희한한 세상.




3.

하 곧 1인팀이 된다. 상상도 못 해본 일.

줄리아랑도 얘기해봤는데, 나야말로 회사를 얼마나 언제까지 다닐 일인지 모르겠다.

엄마가 걷지 못하게 되면서 본가로 보내는 돈이 배로 늘었고, 그걸 생각하면 달에 벌어야하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닌데 이런 중대사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마다 엄마는 왤케 걸림돌일까. 에휴.


그냥 유럽이나 빨리 가고 싶다.

지겹다 지겨워.




4.

아 원고 언제 오려나... 원고 수정할 거 산더미일 텐데...

편집자님 송구합니다... ㅠㅠ



2025. 7. 21.

 



1.

새 책 조판 작업이 시작되었다.

시안도 나오고 디자인 논의도 하니 진짜 뭐가 만들어지는 느낌.

글쓰기는 정말 주옥같이 괴로운데 책 만들기는 너무 재미있다. 책 잘 팔렸음 좋겠다. 많이 좀 만들어보게.




2.

정이 뚝 떨어지는 소리를 진짜 예상한 그대로 해대서 별 충격도 없었다.

의미 있을 수 있었는데, 쉽지 않네.




3.

엄마가 걷지 못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 한동안은 쭉 그럴 것 같다. 내 잘못같아서 또 엄마를 외면하고 싶다. 엄마란 존재는 도대체 무엇일까. 




4.

드디어 유럽에 간다. 더 늙어서 장거리 여행 힘들어지기 전에 한 번은 가야지.

진짜 숙박비며 식비까지 모든 것이 생각보다도 너무 비싸서 마음을 90%까지 접었는데, 그래도 한 번쯤은 다녀올만하지 않을까, 유럽의 늦여름(이라기보다 가을이겠지)도 보고 싶어서 꾸역꾸역 간다.

가서 오랜만에 친구들도 보고 올해의 장기 휴가도 누리고 싶다.

컴터 절대 놓고 갈거야.





2025. 5. 21.

 



1.

그만 하는 게 맞지 싶다. 내가 원하는 걸 주지 않겠다는 사람 기다리는 짓을 30대 후반에 또 할 순 없어.




2.

엄마는 세번째 허리 수술에 들어갔고, 이제 막 4시간이 지났는데 여즉 나오지 않고 있다.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수술시간이 길어지니 숨통이 조금 조여오는 느낌.




3.

이번엔 대학 병원에서 진행하는 수술이라 다행히 공동간병실에 들어갈 수 있었고, 입원을 얼마나 하게 될지 몰라도 2주 정도는 공동간병실에 있어야 할 것 같다. 

엄마랑은 지난 진료 끝나고도 대차게 싸웠는데, 늙는 건 다 이런 거다, 나는 계속 아플 거다, get used to it 하는 식의 엄마 태도에 그래 맞는 말이지, 수긍하면서도 난 이러기 전에 죽고 싶다, 그런 생각을 또 했다.

요즘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한다. 적극적 자살 충동은 아닌 거 같은데, 아니겟지? 이런 것도 뭔가 정신병인가? 모르겟다. 정신병이고 나발이고. 그만 살고 싶은 사람은 너무 많지 않은가?




4.

매달 쌓이는 퇴직금 금액을 보며 다짐 아닌 다짐을 한다.

나의 노후는 이거면 됐다고. 스스로 스위스에 가서 무사히 안락사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이면 나는 됐다고. 내가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사람인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 혼자 웃음이 날 때도 있다. 이정도면 만성 우울증인가.




5.

내가 대학원 때 어땠더라. 4학기에 접어들 무렵 어떤 정신상태였더라. 

사는 게 쉽지 않은 건 그때 더 했겠지만 누굴 들여놓을 자리는 늘 있었다. 나눠 줄 마음 한 평은 늘 있었다.


노력할 용의가 없다는 소리로 밖엔 안 읽힌다.

근데 그럼 정신을 좀 차려 이년아.




2025. 5. 3.

 



1.

혹여 내가 연락을 않고 지내는 동안 웅이가 삶을 포기한다고 하면 나는 죄책감을 느낄까?

카톡창을 열어보고 싶어질 때면 한번씩 상상해본다. 하지만 웅이는 그럴 사람이 아닌 것 같으므로 내가 죄책감을 느낄 일도 없을 것 같다. 다시 잊고 내 일상으로 돌아간다. 



1-2.

이런 극단적인 가정 없는 만남은 없나?

인생이 뭐 이래.




1-3.

현아가 해방촌에서 깨를 만났다고 했다. 용진씨가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어? 저 사람이?! 했다며.

너무 웃겨. 차라리 이쪽은 웃기기라도 하지.




2.

뒤늦게 민음사 유투브에 꽂혀서 매일 밀린 영상을 랜덤시청 중인데, 편집자님들은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비슷한가?! 싶어졌다. 은아님과 나비님이 번갈아 생각나는 너무 귀여운 선생님들.




3.

요즘 나의 병렬도서 리스트

- 사당동 더하기 25 (원고에 써야하는데 진도가 안 나가네.)

- No country for old men (정말 좋아하는 영화 중에 하나인데 원작이 있단 것도, 그 작품이 코맥 맥카시 작품이라는 것도 최근에서야 알았다. 요즘 침묵을 어떻게 문장으로 옮길 수 있는가, 같은 공상을 하는데 영화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원작의 어떤 문장들이 이런 화면으로 각색되었을까. 아, 이건 원서로 삼. 원서는 영문으로 표기하고 번역본은 한글로 적겠음)

- Stella Maris & 스텔라 마리스 (웅이가 맥카시를 너무나 좋아하는데 웅이가 너무 미워서 죽어도 안 읽고 싶었다가 어느 정도 맘이 풀려서 다시 또 흥미가 생겼는데 나에게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또 읽기 싫어졌다. 하지만 책이 무슨 죄람. 나도 이제 고전도 좀 읽고 맥카시도 읽어야지.)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일일드라마도 이런 일일드라마가 없다. 19세기 사람들은 이런 걸 보면서 스몰토크를 했을까, 궁금해진 책. 아 그리고 제발!!! 이름 하나에 닉네임 오억오천 개씩 만들지 말라고 ㅠㅠㅠㅠ 안그래도 러시아 이름 안 외워지는데 닉네임은 왜 이렇게 많아!!!!!)

- 사실의 수명 (은아 님의 최신작. 사실 진행률로 보면 1% 정도인데 책 구성이나 소재가 넘 흥미진진해서 어떻게든 다 읽어내리)

- 젊은작가상 2025 (하... 한 2년 전부터 느꼈는데 젊작상이 문제일까? 점점 한국문학 재미가 없음. 특히 젊은(?) 문학이 1)재미도 2)문학성(너무 복잡하고 불분명한 단어이지만 사회성이나 영향력, 문학적 탁월함 같은 걸 다 합쳐서 별점 5점으로 매기는 항목 정도로 하자)에서도 나를 흥분시키는 작품을 못 만나고 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아.)

- 캣콜링 (안온 작가의 일인칭 가난을 읽고 보기 시작했다. 아직 절반 정도 읽었는데 1장을 보고 나니 역으로 내가 이런 글을 계속 쓰면,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읽게 될지 고민  거울 효과가 있었다.)

- she's always hungry (boy parts를 고를까 이걸 고를까 고민하다 역시 introduction이라면 단편집이지! 싶어서 고른 책. 한국 젊은 작가층에게 소구점이 분명 있을 작품이었다. 비슷한 느낌으로는 tender is the flesh 가 있지만 텐더쪽이 훨씬 내 취향. 하 텐더 내가 번역 제안 할 걸. 다시 한 번 후회되는 작품 (and big thx to Angie for recommending this book). 여튼 엘라이자 클라크는 조아할 사람들이 분명!!! 있고 특히 지금 잘 팔릴!!! 이야기라고 사료됨.)


그리고 다 읽었고 역시나 너무 좋아서 펠트 커피에서 눈물 줄줄이었던 일인칭 가난. 나는 이런 가난에세이(?)를 쓰고 싶었떤 것이다 엉엉 하면서 읽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밖에는 없으니까 이번 연휴에는 빈곤 과정하고 사당동 각 잡고 좀 읽으면서 원고 수정해야지.


원고 고친다고 영원히 말만하는 미친 x. 하.






2025. 4. 11.

 



1.

나는 정말이지 살기 싫다는 사람 중에 가장 열심히 사는 사람.

근데 정말이지 사는 거 너무 지겹다. 




2.

더 살아서 무엇하냔 말이야.



3.

삶이 끝나기를 바라는 권태와 별개로 이어지는 삶에서는 인복으로 연명한다.

회사에서도, 프리 시장에서도.

편집자 복도 타고났는지 나비님도, 은아님도, 그리고 종오도, 은혜갚음이가 되어야 할 만큼 감사할 따름. 

은아님 이번 신간도 획기적이라 은아님 경력에 누가 되면 안 된다는 마음만 커진다. 휴 

<<사실의 수명>> 많관부 <3




4.

내가 먼저 끊어내면 되는데, 그게 왜 이렇게 어렵냐. 




2025. 3. 12.

 



1.

이사가 가까워지니 불안도가 급상승한다.

잘하는 짓일까.

이사를 할 때마다 후회한다. 이사하고 싶다고 집 알아 볼 때까지만 신나고 막상 집을 보러 다니는 일, 집을 고르고 집주인과 이웃집들이 싸이코가 아니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계약금을 보내고 새 집에 맞게 레이아웃을 다시 짜고 새 가구를 찾아 헤매고 남의 집이면서도 내 집처럼 느끼기 위한 온갖 노력(이라 쓰고 소비라 읽는다)을 하며 이사한 첫 주까지도 계속 후회한다.

이게 잘 한 짓일까?

내가 뭣하러 이 큰 집으로 왔을까?

이자를 잘 감당할 수 있을까?

내 분수에 맞는 선택이었나?

이러면 어떡하지 저러면 어쩌지, 그 생각에 온전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2.

웅아, 나는 요즘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라는 책을 읽고 있어. 겹낫표를 넣어야 하는 걸 아는데, 찾아넣기 귀찮아 이렇게 적는 건 이해하려무나.

한 장 한 장 읽을 때마다 너에게 물어보면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해줄 텐데, 나만의 쨋쥐피티가 없다는 사실이 더 없이 안타까워. 

너도 내가 없는 시간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는지.




3.

나는 더는 성장하고 싶지 않아. 무언가를 더 잘하고 싶지 않아.




2025. 2. 25.

 




1.

얼마 전, 두 번째 단행본의 원고를 마무리했다.

사실 더 고쳐야 할 곳이 계속 생각나는데 일단 1고라고 우기고 냅두는 중.

편집자님, 금방 다시 또 고쳐볼게요…




2.

나는 정말 유명한 힙스터 중독자임.




3.

대만에 갔을 때 현지인들을 만나보고 싶어서 데이팅 앱을 켰었는데

대만에 있지도 않은 대만인과 매칭이 되는 바람에(?) 여행 다녀온 뒤로도 계속 연락 주고받는 중. 3월 말에 고향에 잠시 다녀올 수도 있다는데 그때 나도 대만 또 가볼까 싶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의 언어를 할 수도 없고, 공용어인 영어도 수월하지 않지만 대화가 이어지는 걸 보면 신기하다. 대화의 질이나 밀도를 결정하는 건 뭘까? 




4.

요즘도 웅이 생각이 난다. 나에게 별로 득이 되는 일이 아님을 알지만 문득 떠오르는 것까지 내가 통제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둔다. 이러다 말겠지 뭐, 하고 냅둔다.




5.

동화책도 쓰고 싶고, sf 소설도 쓰고 싶고, 나는 왤케 나를 들볶지 못해서 안달일까.

가을에 놀러갈 유럽행 티켓 예매도 해야하고, 이사 전에 짐도 좀 줄이고 집도 치우고 그래야하는디. 으아하암ㄹ머아ㅣ러미ㅏ




6.

이사가 2주남짓 남았다. 요즘 지도앱에서 새 집 주변 카페나 식당을 둘러보는데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다. 너무 신난다. 역시 젊은이는 시내 가까이 살고 볼 일인가보다. 독거노인의 도시 노원이여 안녕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