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12.

가끔 궁금한 사람들

 



1.

오늘 지하철에서 다운증후군 환자 두 분을 봤다. 손등과 손목의 주름으로 보았을 땐 나보다 훨씬 연세가 많으신 것 같았다. 다운증후군 환자들은 비환자보다 평균 수명이 훨씬 짧다고 들었다. 20-30년 정도.

매튜 삼촌은 잘 있는지, 나를 기억은 하는지, 조금 궁금하다.



2.

사람을 왜 피부색으로 나누어 부르는 걸까. 인종 관련 이슈가 나올 때마다 black, brown, white 라는 단어만 들으면 그럼 나는 yellow인가? 나 전혀 안 yellow skin인데,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사람을 검은색, 갈색, 흰색으로 부른다는 게 너무 야만적인 게 아닌가 불쾌해진다.

그냥 인간은 인간이면 되는 거 아닌가. 유색인종이란 말도 이상해. 피부에 색이 없을 수가 있느냐고. 할로우맨이야 뭐야.



3.

너는 조금 불행했으면 좋겠어.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씩 꾸준히. 미안해.



4.

미국 유학시절 짝사랑하던 친구를 얼마 전 인스타에서 발견했다. garage band를 하며 편집기사가 되고 싶다고 했던 Kevin은 여전히 음악을 하고 사진을 찍는 친구가 되어있더라. 한 번 제대로 만나서 밥이라도 먹어 보고 싶다. 



5.

"예술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은 부정적인 함의를 담고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그렇게 불리는 거 싫어하는데,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쓸 때는 그냥 문장이구나, 하고 듣고 넘어간다.


올 여름에 만났던 작가님께 내 '영상남 금지령'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 얘길 들은 작가님이 고백 아닌 고백을 하셨다.

"저는 예술하는 여자 좋아요. 그런 사람들하고 나누는 대화가 재미있잖아요. 나연씨도 그렇지 않아요?"

예... 그건 그래요... 근데 그 분류에 들어가기에 저는 너무 언저리 사람인데요... 물론 저는 여전히 두 겹의 렌즈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 좋기는 해요.



6.

관계는 식물과 같다는 말에 절반은 동의하고 절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모든 식물처럼 관계마다 각기 다른 최적의 생장환경이 있겠지만, 식물 키우기에 대한 정보는 어디든 차고 넘친다. 하지만 사람은 다른 걸. 실제 당사자에게 어떤 걸 원하는지 묻고, 들어도, 막상 가정한 상황이 벌어지면 그 사람의 반응이 예측과 전혀 다를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든간에 내 정원에 들어오시려거든 제발 어떤 식물인지 귀뜸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저는 반양지를 좋아하고 물은 건조하게 주세요, 라든가, 저는 직사광선도 좋아하고 과습을 모르는 식물이지만 노지월동은 어렵습니다, 라든가.


나로말할것 같으면, 직사광선 사랑하고 물은 규칙적으로 주기만 하면 잘 크는 편이지만 가끔 몸살을 앓는다. 그때는 자주 들여다봐주면 곰방 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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