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8.




모국어는 말이 생각을 따라가고
외국어는 생각이 말을 따라간다.



1.
학기 시작과 함께 고민이 늘어서
퇴사 이직 학업 출간 
마음이 또 천근 만근이다.

언제쯤 '편하게' 살라나.
삶이란 게 '편하게' 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니라서 그런 건가?



2.
어차피 죽을 걸 알고 사는 삶이라 해도
생애를 사는 동안 삶에 대한 애착을 보이는 사람이 좋다. 생에 대한 끈질긴 구애.
그게 창작이어도, 소모나 파괴여도 상관 없다.
집착을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
그 사람의 생이 실재 세계로 구현되는 과정을 곁에서 오래 지켜보고 싶다.



3.
너무 간절하면 잃더라.



4.
우연히 내 책을 소개해준 팟캐스트를 들었다.
신기하고 이상하고 부끄럽고 좋았다.

책 내고 리뷰를 꼬박꼬박 찾아봤다.
처음엔 진짜 너무 무서워서 혹은 작가병에 빠질까봐, 잘 안 봤는데
요샌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보는 것 같다. 
개정판 준비하면서 더 꼼꼼하게 읽었다.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했다기보다는, 신경이 쓰였다.

사람들은 어떤 점을 좋아했나?
어떤 글을 좋아했나?
왜 좋아했나?
뭘 더 보고 싶어할까?

독자를 의식하지 말고 쓰자고 매일 다짐은 했지만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설 같은 에세이랍시고 완전 뻥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내 얘기를 계속 퍼내야 하는데, 감동도 재미도 없는, 진짜 숙제로 내는 일기장에나 쓸 법한 얘기를 적을 수도 없고.

근데 또 나는 SNS에서 불통의 여왕을 지향하기 때문에 누구랑 대화도 잘 못 하겠고. (이 지점에서는 나의 영원한 싸친, 싸이버 친구 세희쓰가 매일 매일 지지와 응원의 디엠을 보내줬다.)
울 편집자님은 계속 좋은 말, 용기의 응원 해주시는데...
나는 계속 "아니에요!!!!!!! 이건 쓸애긔라구요!!!!!!!" ㅋㅋㅋㅋㅋ

학기 중엔 주말에만 책 작업하기, 라고 혼자 정했는데 그래가지고 책 제 때 나오려나.



5.
그래도 여전히 영어를 더 잘 하고 싶다.
요번 학기는 통역이 좀 늘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연습만이 살 길.
연습을 하려면 작업실... 와야 하는데...

조 선생님 작업실 언제 옮기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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