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 전에 김영탁 감독/작가의 '곰탕'을 봤습니다.
저희 동네 지하철역에 '지하철 스마트 도서관(?)' 이라고 무인 대여 기기가 생겼거든요.
신간이 빵빵하게 (300여 권) 구비되어있어 가장 처음으로 '곰탕'을 빌려봤습니다.
상권을 읽을 땐 아 좀 몰입이 잘 안 되네, 하다가
하권에서 작가의 말 읽는데 눈물이 콱 쏟아져가지고설라무네.
바나나나 삶은 달걀 같은 걸로 끼니를 때우며 방에 쳐박혀 글만 썼다는 작가의 후기를 읽을 때마다 부럽고 또 부럽습니다.
하루종일 학원 수업과 스터디, 복습으로 시간을 보냈다던 합격 수기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인데, 그것보다 조금 더 강하고 조금 더 아픕니다.
대학원은 붙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붙고 나면 공부하느라 미뤄뒀떤 경제활동인구로서의 제 몫을 보란듯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글쓰기는 다릅니다. 이걸로 돈을 벌 자신이 없습니다. 정말 달걀만 먹으며 글만 썼다가는 저만 굶어죽는 게 아니라 가족 모두 아사할 겁니다. 전 굶어 죽어도 괜찮은데, 가족까지 죽이는 건 좀 너무 한 것 같아서요. 자꾸 돈돈 하는 제가 너무 싫고 비참하다가도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그때 글쓰기는 좋은 답이 되지 못합니다. 책을 팔아보니 더 잘 알겠습니다.
그래서 또 그냥 침대에 드러눕습니다. 에휴, 어차피 못 할 텐데 뭐.
그럼에도 꼭 글을 쓰고 싶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정말 반 년만이라도 글만 써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주어지면 또 칠렐레 팔렐레 누워만 있겠죠?
넷플릭스나 보고, 저보다 더 빼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며 "으 존잼" 그러겠지요?
그래도 쓰고 싶습니다.
기왕이면 소설을 꼭 한 번 써 보고 싶고요.
2.
저번에도 적었지만, 감사하게도 책을 내고 ('복수'의 후후후후)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책도 괜찮고 개정판도 괜찮으니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요.
근데, 선뜻 맘이 안 서네요. 내 주제에 망설이다니.
책 만들다 러브콜(?) 받았던 작가님들 보면서 오오, 대단하다, 부럽다, 했는데
책은 생각보다 무거운 창작물이더라고요.
언제 어디서 뭘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방학 땐 아무래도 못한 공부를 좀 더 진득하게 해야 할 것 같아요.
게다가 다음 학기부턴 동시통역을 배울 거거든요. 이젠 진짜 정신 단디 챙기지 않으면 ㅈ되는 수가 있습니다.
(아 뭐, 그래도 저 이번 학기 학점 4쩜 넘었다능?)
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어쨋거나 시작만 하고 끝을 못내는 병에 걸린 줄 알았는데, 모동섹으로 그건 좀 치유되지 않았을까, 작은 희망을 품어봅니다.
모동섹은 이번 인쇄하고 나면 좀 쉴 예정입니다. 학생의 본분을 지켜야지요.
대신 표지에 돈을 팍팍 써서, 소장 가치 +15 정도 되게, 새로 뽑아볼라고요.
근하전하 일에 파묻혀 지내느라 살만 디룩디룩 찌고 말이죠.
몸도 정신도 회복 되면 또 뭐 쓸게요.
곧 또 책으로 만나요 :)
안녕하세요? 궁금한 점이 생겨서 댓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답글삭제통번역 대학원 준비하고 계실 때 잠시 주말에 학원을 다니셨다고 읽었는데,
혹시 그 학원이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아니면 어떻게 찾으셨는지라도..
전에 댓글을 한번 썼었는데 안 보이네요 지워졌나봐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ㅎㅎ
답글삭제주말에 다닌 학원은 이창용 어학원입니다. 영어 전공인 경우 이창용 말고 다른 영어 통대 학원이 잇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