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그 사람이 생각나는데,
내가 지금 그리운 게 그 사람인지, 걔 몸인지 좀 헷갈려.
근데 그 둘이 굳이 다른 건지 난 잘 모르겠어.
살냄새, 살결, 몸짓, 선, 다 그 사람 건데,
그게 그립다고 해서 굳이 그 사람이 그리운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2.
너는 자제력에 대한 강박이 있으면서도 네 몸에 대해선 무관심하더라.
집중에 방해된다며 작업 중엔 음식물 섭취도 제한하면서
몸 밖에서, 혹은 피부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네 육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는 무지한 사람 같았어.
그 미지의 대륙을 발견한 건 나야.
지도를 그리듯,
하나 하나,
내 혀가 네 몸을 외웠어.
네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3.
할머니는 고기반찬을 열심히 집어먹고 있는 나를 보며 종종 그러셨다.
남의 살이 달지?
그러게, 남의 살은 왜 달아가지고. 좀 쓰지.
4.
저도 야한 얘기 좋아요. 재밌어요.
근데 제가 여기다 쓰는 얘기가 다 '제 얘기'는 아니에요.
그러니 읽을 땐 제 얘기라 생각하지 말고 '내 얘기'처럼 읽어주세요.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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