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3.





몸도 마음도 한가해져서 광화문 주위를 맴돌다 서울역사박물관에 갔다.
거기 가거들랑 뭘 꼭 보라고 누가 말해줬는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게 어디였는지, 그런 대화를 나눈 사람이 누구였는지.

박물관을 나설 때에서야 어렴풋이 그 사람인가, 싶었지만 그것도 확실하지 않았다.
생각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보다.
내 기억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니까.

서글퍼졌다. 



2.
내 친구들은 대체로 어색해하는 것을 더 어색해한다. 나도 마찬가지.
새로 사귄 친구들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거나, 친구의 친구들에게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친구의 친구와 셋이 만나 어울리는 것도 꺼리지 않으며,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잘 웃고 떠들고 노래부르고 춤 춘다.
정해진 때마다 만나거나 매일같이 연락하지 않아도 늘 어제 만난 것 같은 사람들.
하지만 친구인 사람과 아닌 사람들의 경계가 분명한 사람들.



3.
그런 친구들과 함께 자라다보면 "그냥 생각났다"거나 "그때 말해준 데 왔다"고 연락하는 일이 자연스럽고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느껴지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뜬금없이 연락하면 의도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걸 오랜 기간, 나에 대한 오해의 역사를 통해 배웠다.

그런 게 서글프다고요.
아쉽고 슬프다고요.



4.
너에게만 속삭여주고 싶은 얘기들이 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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