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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거 찾아보다 든 생각인데, 내가 스기하라 (Go의 주인공) 에게 매료되었던 건 그런 점인 것 같아.
내면에서 이는 성난 파도에 온몸이 채찍질 당하고 있지만 발목 밑으로는 생의 닻이 내려져 있는 인간.
그래도 닻을 끊고 주류로 편승할 생각은 없는 인간. 사서 고생하는 인간.
그 닻이 발목을 붙잡는 것처럼 성가시지만 결국 그 닻을 뿌리 삼아 폭풍 속에서 가지를 뻗어나가는 태도.
내가 생각하는 '힙스터'는 사실 그런 인간인데, 너무 힙스터가 되려는 힙스터들이 넘쳐나는 바람에 그딴 거 다 개무시 당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더 할 말이 많지만 (그 소설 속 정일이의 태도라던지 온전히 이해한 자만이 비판 할 자격이 있다는 이야기라던지), 말 길어지면 오빠 또 뭐라고 할테니 난 일단 보고서를 쓰러 갈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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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시대에 태어났던 사람들은 좋겠어.
뭐든 깊게 사고하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고 글로 남기면 다 이렇게 철학 이론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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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알아? 문학에서의 "Romanticism"은 자연으로의 회귀를 뜻하는데
그때 말한 사드(SM의 사드)가 그 romanticism의 아주 극단적인 예인거?
찾다보니까 libertines 밴드 이름도 사드 책 제목에서 따온 거라고 하더라.
방탕한 자들의 욕망(the lust of the libertines)이라나? 그 방탕한 자가 libert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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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오빠이긴 한데 너라고 부르는게 더 익숙해진 사이라 친구)가 숙제 아닌 숙제를 내주는 덕분에 질풍노도에 대해 데스크 리서치를 좀 했다.
그리고 까먹기 전에 중간보고, 라고 이메일을 한 통 보내면서 본론보다 긴 추신을 달았다.
ㅋ가 난무하는 인스턴트 메세지 말고 저런 사적이고 기이이ㅣ-인 이메일을 자주 주고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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