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15.




며칠 전,
엄마와 "왜 너는 기념일에 기념일을 챙기지 않느냐"는 주제로 된통 혼나고,
(엄마랑 싸운다는 말 쓰지 말랬지만) 싸웠다.

나와 엄마는 점점 평행선상의 사람들이 되어가는 것 같다.
어느 시점부터 이렇게 된 것인지 떠올려 보려고 했는데, 그게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싶고, 그냥 이런 걸로 왜 서로를 이해시켜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피곤해져서 그만 두기로 했다.

남자친구들과도 챙겨본 적 없는 기념일을 왜, 라고 하다가
하긴 엄마지, 하고 스스로의 배은망덕함을 깨달았는데, 
아 그래도 뭔 날이라고 뭐 챙기는 건 너무 인생의 확률성을 간과하는 일인 것 같다.


2.
선생님이 "어느 자리에 있더라도 나다울 수 있는 모습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세요"하셨다.
회사에 있건, 외부에 있건, 우주에 떠 있건, 지하 동굴로 숨어들건,
나는 아마 메모를 하고 있을 것 같다.
늘 그래왔듯이.
그걸 해야겠다.



3.
선생님이 "나연이에게는 인문학적 소질이 있습니다. 좋은 연애와 공부가 도움이 될 것 같네요"라고 하셔서 공부를 결심한 건 아닙니다.
그냥 확증받은거지.

2018년(그러니까 만 서른) 전에는 학교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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