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랄 수 없는 걸 바랬다.
작가도 아니면서 글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이해의 범주가 나에게도 할애되기를 기대했다. 내가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고 그걸 어떤 단어로 풀어내도 그냥 다들 '글'이려니 하고 나와 조금 별개의 것으로 봐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러기에 내 글은 너무 내 얘기였고 너의 얘기였다. 내 글은 감정에 대해 절절하게 써내려가기 보다 그저 순간을 잡아두는 데 충실한 글쓰기다. 흘려보내기 너무 아까운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 순간을 가치있게 만든 감정과 그 감정을 이끌어낸 작은 부분들의 소소한 묘사에 가장 중점을 둔다. 그래서 때로는 둘만의 시간에 존재하던 단어들도 있고, 욕지거리도 있고, 그런거다.
그런데 그게 그냥 회사를 다니며 책이나 읽고 친구 만나 수다떨고,
이제 삶이 행복하기만한 내가 그런 걸 쓰면 과연 누가 '아 이건 그냥 허구구나' 하겠는가.
걍 지 인생 과장하는 싸이월드 감성일기라고 생각하겠지.
근데 난 싸이월드 할 때도 일기 따로 게시판 따로 했었는데.
힝. 미워 니네.
2014. 12. 23
지금 보니 앞뒤도 안맞고 그냥 승질나서 쓴 듯.
이럴 때보면 나도 참 글 못써. 멋이나 부릴라카고. 멀었다,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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