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5.




1.
어미새와 함께 쉬던 둥지는 포근했다.
어미새는 많은 먹이를 물어다 주었고 따뜻한 품을 내주었다.
나는 어미새의 사랑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때때로 꼬투리를 잡기도, 먹이를 뱉어내기도 했다.

몸집이 커가며 나뭇가지가 하나, 둘, 둥지에서 떨어져 나갔고
나도 푸드득.

제대로 날지도 못하면서 왜 주는 사랑을 제대로 받아주지도 않았을까.

다리를 절뚝거리며 부러진 날개를 부둥켜 안아야 할지언정
떨어진 건 떨어진 것.

살아야 한다.



2.
아무렇지 않을 수야 없어도 
너무 오래, 자주, 모질게,
그랬으니 다 떨어져 나간 줄 알았다.

하지만 슬픔은 문어같다 했지.
It will ease its grip and you feel less, but it is still there. You just feel less.

전주에서는 영화를 보고도 이상하리만치 잘 버텼다. 
역시나 돌아오니, 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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