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

Memo-rabilia



뛰다가 멈춰서 메모장에 적고,
일하다 멈춰서 포스트잇에 적고,
얘기하다 멈춰서 캡쳐를 하고,
숙면을 방해하는 잡생각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다 흩어질까
눈꺼풀을 채 뜨지 못한 채로 비몽사몽 적고,

저는 평소에 그러고 삽니다.


1.
나는 왕십리에서 나고 자랐다.
정확히 말하면 태어난 곳은 내가 잘 가지 않는 어느 동네 산부인과이고 그 후 도선동, 응봉동을 거쳐 다시 상왕십리로 돌아왔다. 유치원때만 해도 연탄불을 때는 집에 살았고 집 앞 다방 아주머니와 친했으며 분필로 칠한 골목길에서 땅따먹기를 하고 놀았다. 변변한 놀이터도 없었고 마트도 없었지만 인사성 바른 덕에 동네 어르신들이 주신 용돈(보통 백 원)으로 청포도니 새콤달콤이니 하는 걸 끊기지 않고 사먹을 수 있었다.



2.
내가 속물임을 인정하는 것이 덜 속물적인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속물적인 건 뭐고 속물이 아닌 건 또 뭐지.



3.
한 인간의 내면에 얼마나 거대하고 웅장한 우주가 있는지, 매력적이다.
까맣고 깊고 끝이 없는, 은하계 다섯 개쯤 들어갈만한, 푸르게 폭발하는 별들, 아름다운 우주



4.
The farther back you look into, the farther forward you will see.
- ??? Churchil?


5.
크게 들어 좋은 음악, 헤드폰이 좋은 음악, 이어폰이 좋은 음악, 라디오에서 듣기 좋은 음악, 라이브로 들어야 할 음악-

다 다르다. 신기하지?



6.
옷을 잘 입는 것과 옷을 잘 만드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글을 잘 읽어주는 것과 글을 잘 쓰는 것도 별개의 일이다.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라는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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