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0.


힘에 부쳐할 때 위로의 말을 해주는 건, 고맙다.
그런데 요즘은 고맙기도 지겹고 버겁다.

고마움은 갚아야 한다.
똑같이 응원의 말을 한다거나 
당신의 말이 굉장한 도움이 되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행복해지고 밝아져야 하는데
고맙기만 하고 사실 전혀 용기도, 힘도, 아무것도 안 된다.

누군가 권하는 0 칼로리 음식을 계속 먹으면서 몸이 좋아져야하는 운동선수 같달까?

그런데 나는 구해준 나그네에게 봇짐을 내놓지 않으면 잡아 먹어 버리겠다고
어깃장을 놓는 호랑이는 못되어서 위로하려 노력하는 사람에게 뭐라 덧붙일 수도 없다. 


하아,

잘 될거라는 말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무슨 얘기든 외로워서 그런다는 말도 그만 했으면 좋겠다.
주변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가 위로가 될거라는 생각도 그만 했으면 좋겠다. 
이미 안다.
다 아는데 마치 
'그게 사실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말을 해줘야 니가 안심할 것 같다'는 것처럼



나한테 아무도 아무 기대도 안했으면 좋겠다.

그 무엇보다도 내가 나에게 그만 기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모든 일을 내 탓으로 돌리는 일을 멈출 수 있다면 좋겠다.


2.
자기 인생이 드라마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자기는 특별하고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주로 그 두 개의 일은 동시에 일어난다.


3.
하지만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제 자리를 찾아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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