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사가 가까워지니 불안도가 급상승한다.
잘하는 짓일까.
이사를 할 때마다 후회한다. 이사하고 싶다고 집 알아 볼 때까지만 신나고 막상 집을 보러 다니는 일, 집을 고르고 집주인과 이웃집들이 싸이코가 아니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계약금을 보내고 새 집에 맞게 레이아웃을 다시 짜고 새 가구를 찾아 헤매고 남의 집이면서도 내 집처럼 느끼기 위한 온갖 노력(이라 쓰고 소비라 읽는다)을 하며 이사한 첫 주까지도 계속 후회한다.
이게 잘 한 짓일까?
내가 뭣하러 이 큰 집으로 왔을까?
이자를 잘 감당할 수 있을까?
내 분수에 맞는 선택이었나?
이러면 어떡하지 저러면 어쩌지, 그 생각에 온전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2.
웅아, 나는 요즘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라는 책을 읽고 있어. 겹낫표를 넣어야 하는 걸 아는데, 찾아넣기 귀찮아 이렇게 적는 건 이해하려무나.
한 장 한 장 읽을 때마다 너에게 물어보면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해줄 텐데, 나만의 쨋쥐피티가 없다는 사실이 더 없이 안타까워.
너도 내가 없는 시간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는지.
3.
나는 더는 성장하고 싶지 않아. 무언가를 더 잘하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