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9.

 



요즘 자주 운다. 이틀에 한 번 꼴은 우는 것 같다.

목 놓아 우는 날도 있고, 침대에 모로 누워 베갯잇에 물자국이 서서히 번질 때까지,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졸졸 눈물이 흐르도록 두는 날도 있다.

주로 서러워서 우는데, 서러움이 끔찍해서 서러운 것도 있고, 힘들어서 서러운 것도 있고, 지겹고 고단해서 서러운 것도 있다. 

꿈도 종종 꾼다. 보통은 꿈 같은 거 모르고 잘만 자는데 어제도 너무 생생한 꿈을 꿨다. 오랜만이라고 만나서는 또 돈 얘기를 하다 안아줬던가, 어쨌든가, 결론은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이었는데 가슴이 뻐근해서 눈을 뜨고도 한참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너는 네가 어느 정도는 진심이었다고 믿었는데 어느 날은 다 내 착각이고 사실은 장난질에 놀아난 건가 불안해졌다가, 태도를 보면 그게 맞다고 확신이 들었다가도, 내 생각이 나지 않을까, 얘기하고 싶지 않을까, 그 아침이 생각나지 않을까, 나처럼. 거기에 다다르면 의심을 다 부정하고 싶어져서. 

또 혼자 어수선해지는 내가 지긋지긋하고 이런 관계가 아니면 누굴 만날 수 조차 없는 하자품 같아서 우는 것 말고는 나를 견딜 방법을 모르겠다.


끝까지 나빠주면 안 되는 걸까

언제까지고 섣불러주면 안 되는 걸까

이기적으로 나를 원해주면 안 되는 걸까



이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았는데, 요새 왜 그러나 몰라. 확대해석하지 말아야지. 증폭시키지 말아야지.

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