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21.




요즘 너무 자주 아파서 자진 입원하고 싶을 지경이다.
도대체 어쩜 좋지.
학교 아직 끝나려면 최소 3주 남앗는데...
하나가 나으면 다른 하나가 아프기 시작한다.
너무 속상하고 화나고 짜증나고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고...







디폴트로 꺼져있겠다던 사람을 오늘 인스타에 뜬 광고 속에서 마주쳤다.
아침부터 기분이 상하는 게, 역시나 이젠 안 되겠다 싶다.



2018. 11. 3.




출장 D-5 
출간 D-12



What it is like to speak two languages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의사표현이 가능한 정도로 구사하게 되면
어느 순간 특정 상황엔 어떤 언어가 더 적합하다는 느낌이 든다.
일종의 언어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인 것 같다.
내가 한국어로 아무리 자세하고 촘촘하게 묘사한다고 해도 미국 대도시 외각의 적막하고 쓸쓸한 풍광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할 자신은 없다. 
아리조나주를 달릴 때 눈 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고독은 바람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새벽, 시동을 멈추고, 차에서 내려, 도로 한복판에 서서 자신이 달려온 길을 돌아보고, 그 반대로 끝도 없이 이어진 도로를 내다보다, 방위감각을 완전하게 잃어볼 때에야 알 수 있으리라.

그런데, 그건 영어로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회화적인 풍경 말고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어떤 순간에 일어난 감정을 묘사할 때도 영어가 먼저 떠오를 때가 있다.

내 뇌 속을 설명해보자면, 
평상시에는 '한국어' 세계에서 모든 사고를 처리하다
특정 순간, 특정 트리거로 인해서 내 우주의 위 아래가 뒤집힌다. 그리고 순식간에 '영어' 세계가 내 우주를 dominate 한다. 이런 식으로 '우위가 바뀐다'거나, '점령한다', '독점한다'는 단순한 한국어 정의가 아니라 dominate이 가지고 있는 단어의 존재감이 필요할 때는 영어로 적는 것 밖엔 별 다른 도리가 없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꼭 함께 미국 일주를 떠나고 싶은 것도 비슷한 이유.

내 빈곤한 언어로는 내가 사랑에 빠진 것들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설명해낼 자신이 없다.
직접 보고 느끼게 해주는 수 밖에.


Motel Poolside



































Come to Motel Poolside.
Whether it has a pool or not, it's a place to fall for.


Pic by Jeff Brou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