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4.




블로그는 당연히 속으로 삭히기 어려운 마음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욕구와
하지만 자력으로 내 블로그 주소를 찍어 들어오는 사람들하고만 공유하겟다!는 삐뚤어진 심보의 합작품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람들은 꾸준히 들어온다.

사실 그 사람들이 내 말을 얼마나 이해하고 읽는지는 나도 모른다.
기껏해야 "블로그 잘 보고 있어요. 재밌네요." 정도지
"글 보다 궁금한 게 생겼는데요, 몇 번의 몇 번째 문장은 무슨 뜻인가요?" 라고 할 만큼
열과 성을 다 해 읽는 사람은 3년에 한 번 나오는데,
그제 "두 번째에서 세 번째 문단으로 넘어갈 때..."라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웃겼다. 비웃는 거 아니고, 귀여워서 웃었다.

하지만 설명하자니 꼴이 우스워서 관뒀다. 그리고 오늘 보니 새로 써야겠더라.



2.
인스타에서도 정말 오토마티즘 정신에 입각해 어마어마하게 떠드는데도
내 계정을 보고 '신비한 여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실제로 대화해보고 '수다쟁이... 허당...' 하며 실망하나?



2-1.
ㅅ이 얼마 전에 만낫던 소개팅남의 알 수 없는 태도에 관해 얘기하는데, ㅈ가 그랬다. 
언제였더라, 인스타로 알게 된 사람이 있었는데 대화도 잘 통하고 재미있는 사람 같아서 데이트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만나서 하루 종일(정확하게는 10 시간!!!) 차마시고 밥먹고 또 차마시며 함께 있다 귀가하는 길엔 집에 조심히 들어가시라, ㅈㅎ 씨가 사준 빵도 맛있게 먹겠다, 사진까지 착착 찍어 보내놓고

그 다음날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단다.



2-2.
우리 다, 친구가 생겨서 좋아했는데.



3.
해맑고 순수한 사람들은 때로 그 선의로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




댓글 7개:

  1. ㅎㅎ 블로그 재밌어요 인스타도 재밌어요
    신비한 분이라는 생각은 저말고도 여럿분들이 하시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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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리 댓글이 안달린 이유가 있었군요 ㅋㅋ
    오토마티즘.. 검색해봐야겠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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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동기술법이라고 하는 회화 화법? 이에요. 좀 모순된 행위인데 의식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을 그림에 적어내리는 걸 오토마티즘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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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찾아봤는데, 이렇게 설명까지 ㅎㅎ 신비로우시네요ㅎㅎㅎ , 저 궁금한게 있는데, '인생이란 원래 경계에서 흔들리는 것' 이것의 출처? , 혹은 나연킴님의 의미는 무엇이었나? 궁금해서요.
      실례가 안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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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별 의미 없어요 ㅎㅎ 그냥 계속 고민하잖아요, 할까 말까, 갈까 말까, 이건가 저건가, 쟨가 얜가. 평생 그러다 끝나는 게 인생이겠다 싶어서요. 불확실한 거 너무 싫어하는데,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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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오토마티즘이라는 회화방법이군요 ㅎㅎ 그래서 신비? 신선? 하다고 생각되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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