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외모에 반했다.
미감이란게 원래 다 주관적인거니까, 내 눈에 너는 더 할 나위 없이 섹시했다.
네 외모에 반했지만, 그건 조금 창피하니까,
대체할 만한 이유들을 찾기 시작했다.
글을 재미나게 쓴다던가,
사진을 잘 찍는다던가, 유쾌하다던가, 그런 것들.
거기까지도 그냥 호감이었다.
캬 섹시하네, 정도.
하지만 네가 정말 맘에 든 결정적 이유는,
너의 외로움.
단순히 연인의 부재에서 오는 외로움이 아니라 태초의 동반자와 나를 이어주던 탯줄이 끊어지는 순간부터 숙명적으로 함께 하는 선천적 외로움, 고독을 너는 알고 있어서,
나는 너의 외로움을 온전히 이해할 자신이 있었기때문.
아,
너랑 제대로 된 연애 해보고 싶다.
2.
나는 너에게 새끼 손가락같은 존재가 되려 해.
있는 줄도 모르고, 도무지 써먹을 용도가 없는 것 같다가도,
어느 날 나를 잃거들랑
그 순간부터 세상의 일부가 잘려나간 것만큼이나 아플 존재.
숨기고 싶어도 숨겨지지 않는 일생일대의 흉터.
그런 존재가 될거야.
그러니까 있을 때 잘하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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