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5.

2014. 8. 11.




바스락거리는 회색 시트.
가을이 새어들어오는 작은 창.
네 발자국이 쌓여있는 때 묻은 러그.


너와 뒤엉켜 있고 싶은 너의 방, 너의 밤.




2014. 8. 3.




지난 일주일간의 단상



1.
의심은 잭의 콩과 같아서
작은 씨앗 하나만 심어주면
저 혼자 쑥쑥 겉잡을 수 없는 크기로 자라난다.



2.
Love is in the air.
So, breathe in and let it penetrate. Every inch of you.



3.
나는,
내가 거절하지 못하리란 걸 알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얌전빼며 내숭떨고 앉아있지 않을 것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새벽 한 시에 마시는 차 한 잔은 절대 차 한 잔으로 끝나지 않으니까.
그래서 장장 반 년간의 인내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후회하리란 것까지 다 계산해두고 나간 자리였다.

짝사랑인 줄도 몰랐던 나의 7개월 배기 짝사랑을 내 손으로 직접 난도질 했던 그 밤, 7시간짜리 쇼핑백이 되었던 그 밤.



3-1.
즐거운 날도 서글픈 날도 눈을 감고 잠에 드는 순간에야 '오늘'이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야, 잠들지 않는한 영원히 '오늘'일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반쯤 감긴 눈으로 억지 부리던 밤들.
꿈결같았던 그 날에서 하루도 멀어지고 싶지 않아 기억을 더듬으며 지샜던 밤들.



3-2.
그 밤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나보다.



4.
"다음에 밥 한 번 먹어요."

차에서 내리는 내 뒷모습에 대고 너는 인사치레를 했다.
아마 내 평생에 너와 마주 앉아 밥 숟갈을 뜨는 일 따위 오지 않으리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나는 아직 그 밥 한끼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