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무 살 갓 넘어서던가.
짝사랑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 수록, 노력할 수록 더 엉망이 되고마는 모순 덩어리 관계를 자초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멍청하게 보험 취급 받고 있으면서도 우정이라는 둥 헛소리로 포장하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혼자만의 세상에서 그저 상대를 좋아하는 것만으로 행복할만큼
나는, 혹은 내 마음은 그리 검소하지 않았다.
2.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참 '이 놈, 저 놈' 많이 만났다.
그냥 사람을 많이 만났다.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담소를 나누는 기술이 늘었고 사교성이 늘었다.
수업을 째고 나와 과실 쇼파에 누워있을 때면 연애의 달인이라도 되는 냥, 어린 친구들을 둘러 앉혀놓고 재잘거렸다.
그렇다고 딱히 작업의 기술이 늘었다거나 감정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주변에 사람이 많아지고, 대체재가 많아져 짝'사랑'이 되기도 전에 새로운 사람을 찾아냈을 뿐이다.
"마음이 걸레구만."
언중유골 우스갯소리.
3.
어린 친구들에게 늘 했던 말이 있다.
"반드시 명심할 세 가지는 하고 싶은 사람과,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곳에서."
반드시 그 사람과, 밤과 낮으로, 하룻밤이 두 밤, 세 밤으로,
지속적인 관계에 대한 소구가 먼저고 몸은 생각보다 부차적이었다.
그래서 원나잇이길 바라지 않았던 원나잇은 두고 두고 응어리 져 남는다.
나는 늘 마음이 먼저.
글자 그대로, 짝사랑에 자신을 내동댕이 쳐 다 망가트리는 멍청함.
나는, 내 마음은 그리 고고하지도 못했다.
4.
명심할 것 세 가지.
참 간단한 말인데,
생각보다 공간 선정이 제일 뜻대로 되지 않는다.
5.
이 얘길 하려던 게 아닌데.
삼촌 이야기가 하고 싶던 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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